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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대북제재 놓고 한중러 vs 미일 3대 2 구도 가능성"

김경희 기자

입력 : 2019.12.24 14:14|수정 : 2019.12.24 14:14


일본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관계 개선의 움직임이 드러났다고 진단했습니다.

대북 정책의 진전을 모색하는 문 대통령의 의지와 미중 무역 마찰의 격랑 속에 한국을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하는 시 주석의 의향이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양국 관계의 변화가 지역 안보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어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소식을 다루면서 앞서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일부 완화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것을 거론하고서 "중국은 한국에 동의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한국은 동맹국인 미국이 제재를 견지할 태세이므로 결의안에 공공연한 찬동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대북 제재 해제의 필요성에 관해 중국과 암묵적인 합의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신문은 "복수의 한미일 협의 소식통에 의하면 문 정권은 남북경제협력사업 '금강산 관광'의 재개나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 해제를 미국의 동이 없이 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썼습니다.

요미우리는 "앞으로 제재 완화를 지지하는 중국·러시아·한국과 제재 유지를 주장하는 일본·미국의 '3 대 2' 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마이니치 신문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개선 분위기가 연출됐으며 여기에는 미중 무역 분쟁과 북미 대화를 중국이 지지하기를 바라는 한국의 의중이 각각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습니다.

중국은 중거리핵전력조약, INF 폐기 후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앞서 한국에 사드가 배치된 전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과 일정 수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장기간 얼어붙은 가운데 중국이 미중 무역 마찰을 염두에 두고 한국에 대해 융화 정책과 견제 정책을 함께 구사하려고 한다는 측면에 주목했습니다.

닛케이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와 주한미군 주둔 비용 문제로 한미 관계가 어색해진 가운데 중국은 이 틈을 이용해 한국을 자신들 쪽으로 끌어당기려고 한다는 분석을 실었습니다.

산케이 신문은 회담에서 시 주석이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한국의 입장과 이익은 일치한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대북 융화 노선에 보조를 맞추도록 사실상 요구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과의 대화가 정체된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며 시 주석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의 대화 프로세스가 움직이기 시작하도록 후원하겠다"는 확약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산케이는 시 주석이 문 대통령과 오찬을 하는 등 2017년 12월에 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보다 예의를 갖추었다고 평가했으며 한국을 미국이 아닌 중국의 파트너로 삼아 관계를 심화하기 위해 문 대통령에게 '추파'를 던졌다고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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