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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필리버스터' 맞불전…선거법·공수처 이틀째 '입 대결'

윤나라 기자

입력 : 2019.12.24 10:55|수정 : 2019.12.24 10:55


국회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를 이틀째 이어갔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어제(23일) 전격 상정한 선거법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반대 토론을 신청하며 시작한 필리버스터에는 오늘 오전 10시까지 한국당 2명, 더불어민주당 1명 등 여야 3명의 의원이 번갈아 가며 12시간 넘게 발언 중입니다.

필리버스터는 통상 소수 정당이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의사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로, 여당이자 원내1당인 민주당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하는 건 이례적입니다.

여야가 '맞불 토론'에 나선 것은 2012년 국회법 개정으로 이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입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 (사진=연합뉴스)어젯밤 9시 50분쯤 첫 토론자로 나선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모두 3시간 59분간 발언했습니다.

판사 출신인 주 의원은 한국당을 뺀 4+1 협의체가 선거법 수정안을 제출한 것을 맹비난했습니다.

주 의원은 "정의당이 의석수 좀 늘려보려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천하에 없는 제도를 만들어오고 민주당도 공수처법을 어떻게든 통과시키려고 두 개를 맞바꿔 먹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 (사진=연합뉴스)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오늘 새벽 1시 50분쯤 두 번째 주자로 단상에 올라 주 의원보다 긴 4시간 31분간 정치개혁의 필요성, 해외 선거제 사례 등을 들며 선거법 개정안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제 개혁으로는 양질의 대표 활동을 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드는 욕심을 채울 수 없다"며 "한국당 의원님들, 다시 논의해서 제대로 된 선거제 개혁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4+1 협의체를 향한 한국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교섭단체는 국회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편일 뿐 권력이 아니다"라며 "국회에서의 권력은 과반수가 유일하며, 4+1은 과반수 연합"이라고 엄호했습니다.

김 의원에 이어 오전 6시 23분쯤 마이크를 잡은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오늘 오전 10시 현재 3시간 30분 넘게 토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당 권성동 의원 (사진=연합뉴스)권 의원은 한국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문 의장이 선거법 상정을 강행한 것을 겨냥해 "중립적이지도, 공평부당하지도 않고 청와대와 민주당만 의식한다"며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의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필리버스터는 안건에 반대하는 사람이 행사할 수 있는 특권이다. 어떻게 찬성하는 사람에게 필리버스터 기회를 줄 수 있나"라며 민주당의 토론 참여를 문제 삼았습니다.

권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21대 총선이 치러지면, 민주당이 제2당으로 전락하고 의석수도 100석 내외에 머물 것이라고 예언한다"고 말했습니다.

권 의원이 발언을 마치면 민주당 최인호 의원,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 한국당 전희경 의원 등의 순서로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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