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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노벨문학상 수상 한트케 '외교상 기피인물' 지정

입력 : 2019.12.12 05:18|수정 : 2019.12.12 05:18


1990년대 말 유고 내전의 피해국인 발칸반도의 코소보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를 '외교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로 지정하고 사실상 입국을 금지했다.

AP·AFP 통신에 따르면 코소보의 베기엣 파콜리 외교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페터 한트케를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했다"며 "오늘부로 그는 코소보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범죄를 부정하고 범죄자를 지지하는 것은 그 자체로 심각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웃한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 시당국도 한트케가 내전 희생자의 분노와 모욕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그를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통상 주재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외교관 또는 외교사절을 일컫는 외교 용어다.

이에 따라 한트케는 별도의 조치가 있을 때까지 코소보나 보스니아 사라예보를 방문하기 어렵게 됐다.

한트케는 유고 내전을 주도한 세르비아계를 두둔하고 인종 청소를 부정하는 등의 언행으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으며,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도 이러한 행적이 논란이 됐다.

그는 전범으로 체포돼 구금 생활을 하던 중 2006년 사망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장례식에서 '비극적인 인간'으로 묘사한 조사(弔死)를 낭독해 내전 당사국들의 반발을 샀다.

밀로셰비치는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자극해 내전을 일으킨 인물로, 크로아티아·보스니아·코소보 등에서 인종청소를 자행해 수많은 희생자를 낸 최종 책임자로 지목됐다.

한트케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정식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알바니아와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코소보, 북마케도니아, 터키 등의 외교사절이 모두 시상식에 불참하며 파행이 빚어졌다.

그는 전통적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가는 행사에 초대받지 못한 것은 물론 시상식 연회장에서도 스웨덴 왕가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좌석을 배정받았다고 한다.

시상식장 밖에서는 한트케 수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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