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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불매 여파에 日 수출국서 韓 순위 14년 만에 한 단계 하락

이기성 기자

입력 : 2019.12.06 06:53|수정 : 2019.12.06 06:53


일본의 수출 대상국 순위에서 한국이 14년 만에 한 계단 내려간 4위에 그쳤습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대(對)한국 수출을 제한한 데다가 한국 내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맥주,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한국 판매가 부진하면서 일본 전체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대가 무너졌습니다.

6일 한국무역협회와 일본관세협회에 따르면 10월 일본 전체 수출액 6조5천771억엔 중 대(對)한국 수출액은 3천818억엔으로 전체 수출에서 한국의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머물렀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이 2005년 6월 미국, 중국에 이어 일본의 수출국 3위에 올라선 이후 14년 3개월간 유지해온 순위도 한단계 내려앉았습니다.

대신 타이완이 일본의 수출대상 3위를 차지했습니다.

더구나 일본의 전체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 선을 넘지 못한 것은 2001년 4월 5.8% 이후 18년 6개월 만입니다.

같은 달 일본의 전체 수입 6조5천614억엔에서 대한국 수입액 2천728억엔이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석 달 연속 5위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월 4.0% 이후 3개월 만에 4%대를 회복했습니다.

또 일본 수입국에서 한국의 순위는 2015년 이후 대부분 4∼5위를 왔다 갔다 한 점을 고려할 때 일본의 대한국 수입보다는 대한국 수출이 더 많이 위축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인 7∼10월 누계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율은 -14.0%로 한국의 대일 수출 감소율 -7.0%의 두배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7월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대한국 수출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해당 품목의 수출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 내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까지 불면서 맥주나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의 한국 판매량 또한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10월 기준 일본의 맥주를 포함하는 식료품의 대한국 수출액이 58.1% 줄었고, 승용차 수출액은 70.7% 급감했습니다.

유기화합물을 포함하는 화학제품 수출액은 28.3% 하락했습니다.

같은 달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한 맥주는 3만5천8㎏, 액수로는 3만8천달러(약 4천500만원)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중량은 99.6%, 금액은 99.5% 급감했습니다.

9월에도 중량으로는 4천202㎏, 액수로는 6천달러(약 700만원)어치 수입돼 나란히 99.9%의 감소율을 기록했습니다.

일본 브랜드 차량의 10월 중 한국 판매는 1천977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8.4% 줄었습니다.

일본 정부의 수입 규제가 발표됐던 7월(-17.2%)을 시작으로 8월(-56.9%), 9월(-59.8%)에 이어 부진이 계속됐습니다.

11월은 일본차 브랜드들이 대폭 할인 등으로 대응하면서 낙폭은 전월보다 다소 줄였으나 여전히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6.4% 하락하면 50%가 넘는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10월 일본의 총무역액에서 한국과의 무역액에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한단계 내려간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4위에 머물렀습니다.

만약 대한국 무역액이 계속 줄어든다면 1999년 2월 4.6% 이후 약 20년 만에 5% 선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일본은 오는 16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제7차 국장급 수출관리정책대화를 가지기로 했습니다.

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협의를 위한 한일 간 국장급 대화는 2016년 6월을 마지막으로 중단됐으나 최근 양국이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하면서 3년 만에 재개됩니다.

한일은 이번 대화에서 ▲ 민감기술 통제와 관련한 현황과 도전 ▲ 양국의 수출통제 시스템과 이행 ▲ 향후 추진 방향 등의 의제를 놓고 현안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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