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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외국계 항공사가 직원들에게 돈을 걷는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국내 영업소 회장님 생일에 명품 지갑과 벨트를 선물하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항공사, 최근 경영 악화를 이유로 직원들의 4대 보험도 제 때 내지 못하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배정훈 기자입니다.
<기자>
필리핀 국적 항공사인 팬 퍼시픽의 한국 영업소 직원은 지난달 회사에서 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회장님 생신 선물 관련 집금" 한국 영업소 회장의 생일을 맞아 돈을 걷자는 공지였습니다.
선물은 명품 브랜드의 가죽 지갑과 벨트였습니다.
[팬퍼시픽 항공 직원 : 직급에 따라서 (내는) 금액이 1만 원, 3만 원, 5만 원까지였고, 목록에 보니까 XXXX나 XXXX을 사겠다고 공지가 와 있더라고요.]
회사는 직원들 4대 보험도 내주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팬퍼시픽 항공 직원 : 연금보험도 전화를 해봤고 건강 보험도 전화를 해보니까 다 밀려 있다고 하더라고요.]
회사 측은 일부 직원들에게 연차휴가를 주지 않는가 하면, 필리핀 법을 근거로 퇴직금을 못 주겠다고 버티다 노동청에 신고되자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외국계 항공사다 보니 정부가 직접 나서는 건 쉽지 않습니다.
[국토부 관계자 : 외항사 같은 경우에는 좀 (규제나) 그런 부분이 좀 힘들거든요. 외교적인 문제로 또 보이면 안 되기 때문에요. (상대국이) 우리나라 항공사에 운항 허가를 안 해줘요. 그런 식으로 보복하는 거죠.]
팬 퍼시픽 코리아 측은 경영 악화로 4대 보험 미납 등이 발생했다며, 내년 2월까지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한국 영업소 회장 선물을 사기 위해 돈을 걷은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