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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이랑 차 같이 타라고?"…경찰, 신고자 얼굴도 노출

입력 : 2019.11.29 11:45|수정 : 2019.11.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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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골목길에서 현금지급기를 털려 한 10대 청소년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목격자가 신고하고 검거에도 도움을 줬는데 문제는 경찰이 붙잡은 용의자를 신고자와 같은 차에 태우려 하며 신원을 보호해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강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적이 드문 캄캄한 새벽 골목길, 한 남성이 길가에 있는 현금지급기 주변을 서성입니다.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더니 현금지급기로 다가가 벽돌로 마구 내려칩니다.

주변에서 인기척이 나자 황급히 달아납니다.

어제(27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골목에서 15살 A 군이 현금지급기를 털려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주변 골목길을 수색해 범행 20여 분만에 A 군을 찾아냈습니다.

목격자 신고가 결정적이었습니다.

[범행 신고·목격자 : 경찰 연락이 왔고, 빨리 나와라, 빨리 (순찰)차에 타라, 이제 같이 범인을 추적하러 다닌 거죠.]

문제는 검거 뒤였습니다.

신고자는 경찰의 요청으로 진하게 선팅이 돼 있어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경찰차 창문을 통해 붙잡힌 A 군을 자신이 목격한 용의자라고 확인해줬는데 경찰은 이후 A 군을 신고자가 탄 경찰차에 함께 태우려 한 겁니다.

[범행 신고·목격자 : 제가 타고 있는 경찰차에 합승을 시키려고 했는데 제가 짜증을 냈죠. 저랑 같이 태우신다고요? 앞에 (다른) 두 대가 있었는데….]

근처 다른 차로 바꿔 타라는 경찰 말에 따라 차에서 내렸다가 오히려 용의자와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범행 신고·목격자 : 저는 이제 차에서 내리는 상태죠. 그런데 이 범인하고 얼굴이 맞닥뜨린 거죠. 불안한 거죠. 보복이 제일 무서워요.]

경찰 내부 매뉴얼을 보면 보복 범죄 우려가 있는 신고자나 목격자, 그 친족의 신변에 대해서도 보호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공범들이 있는 걸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서둘러 추가 수색에 나서려다 빚어진 실수였다며 신고자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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