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멕시코에서 마약 카르텔의 잔혹한 총격 사건이 잇따르면서 취임 1년을 앞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지지율도 흔들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멕시코 여론조사업체 미토프스키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지지율은 59.8%로 취임 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토프스키는 지난 4월부터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일일 지지율 변동 추이를 공개해 왔는데, 첫 조사 지지율은 67.8%였다.
이름의 약자를 따서 AMLO(암로)로 불리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53% 득표율로 승리해 12월 취임한 이후 60∼70%대의 높은 지지율을 구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잇단 카르텔 총격 사건으로 대통령의 치안 대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며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멕시코에서는 지난달 카르텔의 매복 공격으로 군과 경찰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17일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아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카르텔의 거센 저항으로 총격전이 벌어지자 군경이 잡았던 아들을 놓아주는 일도 있었다.
또 지난 4일엔 북부 국경 지역에서 카르텔의 총격에 미국·멕시코 이중국적자인 여성 3명과 아이 6명이 숨지기도 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강력한 범죄조직 소탕에 나서는 대신 빈곤과 실업 등 범죄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에 집중해 왔는데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살인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치안 대책으로 창설한 국가방위대는 미국의 압박 속에 범죄자가 아닌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거 투입된 상황이다.
이날 대통령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국가방위대의 활동이 아직 초기 단계이며, 살인 등의 강력범죄가 멕시코 내 특정 지역에만 집중돼 있다고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자신의 범죄 대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멕시코 안팎에서 회의적인 의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미토프스키가 최근 발표한 또 다른 조사에선 응답자의 53%가 현 정부의 치안 대책이 수정돼야 한다고 답했다.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응답은 42%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