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원에서 증언한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탄핵조사에서 주요 당국자들의 증언이 처음 공개했습니다.
최근 미 하원에 출석해 증언한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트윗을 올리라고 강요받은 사실을 폭로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A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민주당이 공개한 요바노비치 전 대사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전직 수석 보좌관인 마이클 매킨리의 증언 녹취록 전문에 따르면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 주재 미국 대사는 요바노비치 전 대사에게 자리를 보전하고 싶으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트윗을 올려야 한다고 강요했습니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하원에서 선들랜드 대사가 "알다시피, 모 아니면 도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트윗을 올려라"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번 탄핵 조사에서 핵심 증인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선들랜드 대사는 트럼프 진영에 거액을 기부한 '큰손'으로, 우크라이나가 EU 회원국이 아님에도 우크라이나 정책에 있어 깊이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입니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줄리아니가 비공식 채널로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한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 관리들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가 들은 것은 지난해 11월 또는 12월에 줄리아니가 유리 루첸코 당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과 접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줄리아니는 트럼프의 정적인 바이든 전 부통령 의혹 수사를 우크라이나에 요청해왔습니다.
우크라이나 압박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그는 올 5월 경질됐습니다.
2월에는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이 바이든 의혹 등을 거론하며 미 정치권 문제에 우크라이나 측이 연계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증언했습니다.
매킨리 전 보좌관은 국무부가 정치적 임무에 이용되고 있다고 일부 생각했기 때문에 사임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 미 외교관들의 임무를 약화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요바노비치 전 대사의 경질과 관련해 국무부가 옹호하지 않기로 입장을 결정한 것도 사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증언했습니다.
요바노비치가 갑자기 물러나게 됐을 때 "이런 상황은 용납될 수 없다"며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지지 성명을 내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매킨리 보좌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며 의회에 보낸 서한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증언을 공개한 하원 3개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새로운 증인 신문을 할 때마다 대통령이 사적인 정치적 이익을 위해 권력의 지렛대를 조작하려는 시도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정보위, 외교위, 정부감독개혁위 등 3개 상임위를 중심으로 비공개 증언을 청취해왔습니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공개 청문회를 열 계획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