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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아웅산 테러 희생자 추모한 文 대통령…엄숙한 표정 '묵념'

입력 : 2019.09.05 03:35|수정 : 2019.09.05 03:35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북한의 '아웅산 폭탄 테러'로 희생된 순국사절들을 추모하며 고개를 숙였다.

미얀마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양곤 아웅산 묘역에 건립된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를 찾았다.

이 추모비는 아웅산 폭탄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고자 2014년 건립됐으며, 한국 대통령이 추모비를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양곤 현지에서는 오후 내내 비가 내린 탓에 문 대통령은 우산을 들고서 참배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정장 복장으로 나타난 문 대통령은 우선 미얀마의 독립 영웅이자 정신적 지주로 꼽히는 아웅산 장군이 묻힌 묘역에 먼저 참배를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김 여사 및 수행원들과 함께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로 이동했다.

집례관이 건네준 장갑을 착용한 문 대통령은 엄숙한 표정으로 헌화와 분향을 했고, 이후 구호에 따라 진혼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추모비를 향해 묵념을 하며 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참배 후 문 대통령은 추모비로 가까이 다가가, 집례관의 설명을 들으며 폭탄 테러가 발생한 현장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아웅산 테러는 1983년 10월 9일 김정일의 지시를 받은 북한 공작조가 전두환 전 대통령 방문에 맞춰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 있는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폭탄을 터트린 사건이다.

이 테러로 서석준 당시 부총리, 이범석 당시 외무부 장관 등 17명이 사망하고 수행원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태 이후 미얀마 정부가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국제사회에서 규탄이 이어지는 등 북한이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형국이 조성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날 추모비를 방문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언급을 할 수도 있으리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별도의 발언은 하지 않았다.

대신 청와대는 "추모비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한 대한민국 국민의 염원을 담아 세워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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