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안 휩쓴 바하마서 최소 5명 사망…미국 남동부도 초비상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가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의 습격으로 쑥대밭이 됐다습니다.

허버트 미니스 바하마 국무총리는 아바코섬에서만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정확한 피해 상황 점검과 피해자 신원확인을 위해 대응팀이 곧 아바코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미니스 총리는 지금 역사적인 비극의 한가운데에 있다며 피해 규모가 "유례없고 광범위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현지 언론 바하마프레스는 아바코의 8세 소년을 첫 사망자로 보도했습니다.

현재까지 21명의 부상자도 보고됐습니다.

그러나 아직 현장 접근조차 어려워 정확한 피해 상황이 집계되지 않은 데다 도리안이 아직 머물고 있는 그랜드바하마 지역에도 폭풍 해일로 물난리가 이어져 인명 피해도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됩니다.

국제적십자사는 바하마에서 최대 1만 3천 채에 달하는 가옥이 심각하게 파손됐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바하마 인구가 40만 명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수가 보금자리를 잃게 되는 셈입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도리안은 현재 바하마의 그랜드바하마섬에 위치해 있습니다.

오전까지는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느린 시속 2㎞ 속도로 느리게 북서진했으나 더욱 느려져 거의 멈춰 있는 상태입니다.

바람의 속도는 최고 시간당 233㎞로, 전날 최고 시속 297㎞보다는 느려졌지만 여전히 강력합니다.

도리안의 위력은 역대 허리케인 중 두 번째이자,상륙 허리케인 중엔 최강이었습니다.
그랜드바하마에선 폭풍 해일로 평소보다 해수면이 4∼5ｍ 높아지면서 해안 주택이 물에 잠겼습니다.

물살에 휩쓸릴 위기에 놓인 주민들의 구조요청이 빗발치고 있으나 구조요원들도 접근할 수 없는 상태라고 콰시 톰프슨 국무장관은 현지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엔 2층 문턱까지 물이 차올랐거나 폭격이라도 맞은 듯 처참하게 망가진 집 내부의 사진과 영상 등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가장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뉴프로비던스 지역은 전력망 손실로 완전히 어둠에 잠겼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도리안은 앞으로 몇 시간 더 그랜드바하마를 휩쓴 후 현지 시간으로 3일 오전에나 바하마를 떠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동 경로를 예측하기 힘든 탓에 미국 본토 상륙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 플로리다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미국 남동부 지역도 초긴장 상태로 도리안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선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100만 명 이상의 주민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아직 시간이 있고 연료가 남아 있을 때 어서 대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과 팜비치 국제공항 등은 운영을 중단했고 올랜도국제공항도 3일 오전부터 상용 항공기의 이착륙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사진=AP,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