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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美·이란 정상회담 G7서 급부상…하메네이가 '결정권'

류희준 기자

입력 : 2019.08.27 05:59|수정 : 2019.08.27 05:59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이란의 역사적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성사 여부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미·이란 정상회담은 G7 회의에서 중재역을 자처한 마크롱 대통령의 외교적 활약으로 급부상했습니다.

현재로선 성사 확률이 상당히 낮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하지만, 실제 이뤄진다면 미국의 일방적 탈퇴로 존폐 갈림길에 선 이란 핵합의를 살려 중동의 핵위기 재발을 막는 가장 효과적이고 실효가 큰 해법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한 G7 폐막 기자회견에서 핵합의 위기 해결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정상회담 여건이 조성됐다면서 앞으로 수 주 내로 회동이 성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받아들이면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고 믿는다는 나의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7, 8월 로하니 대통령과 세 차례 전화 통화로 핵합의 유지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여건이 올바르게 조성되면 이란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란 지도부와 만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새롭지 않지만, 그간 언급이 이란을 압박하려는 정치적 수사였다면 이번에는 로하니 대통령과 직접 의사소통한 마크롱 대통령과 만난 뒤 나왔다는 점에서 다른 어조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25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G7 회의장에 '깜짝' 초청해 긴밀히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미·이란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1980년 양국의 국교단절 이후 첫 정상회동입니다.

그러나 이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최고지도자가 권력의 정점인 이란의 통치 체제를 고려할 때 대통령이 다른 대통령제 국가와 달리 최고 결정권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키'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쥐고 있습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승인해야 비로소 로하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장에 나설 수 있는 것입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물론 이란 군부는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하자 다시는 미국과 협상하지 않겠다고 수없이 못 박은 만큼 이런 사정이 변하려면 미국이 이란에 상당한 명분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란이 핵합의 유지를 위해 유럽에 요구한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미국의 제재 유예를 미국이 부분적으로 승인하는 절충안을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했고, 이를 미국과 이란 대통령이 거절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이런 시나리오도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겠다는 미국의 대이란 압박 전략을 변경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 행정부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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