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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매각논의 거부한 덴마크 총리에 "만남 연기"

류희준 기자

입력 : 2019.08.21 13:52|수정 : 2019.08.21 13:54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희망 의사를 터무니없다고 일축한 덴마크 총리의 발언을 문제 삼아 2주 뒤로 예정된 덴마크 방문 일정을 전격 연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그린란드 매입 논의에 관심이 없다는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의 발언에 근거해 2주 뒤로 잡혀 있던 회동을 다른 때로 연기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이달 말로 예정된 덴마크 방문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이어 총리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줌으로써 미국과 덴마크 양쪽 모두 노력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었으며, 이 점에 대해 총리에 감사하며 일정을 미래의 언젠가로 재조정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쯤 덴마크와 폴란드를 포함한 유럽 순방에 나설 예정이었습니다.

순방 일정 중 덴마크에선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킴 키엘슨 그린란드 총리와의 회동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이 회동은 덴마크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분담금 증액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 방문이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린란드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볼 때 그린란드 매입 문제가 당연히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여름휴가에서 복귀하면서 그린란드 매입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사실임을 인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입문제는 최우선 사항은 아니라면서도 많은 것이 이뤄질 수 있다며 기대를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 매입 검토가 진지한 의미를 둔 것이 아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터무니없다면서 키엘슨 그린란드 총리 역시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목을 매는 데는 매장된 천연자원의 가치와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외신은 분석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왜 그린란드를 사고 싶어 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린란드에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 디스프로슘, 터븀을 비롯해 거대한 양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희토류를 무기화할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미국 입장에선 중국 이외의 희토류 공급처를 확보하는 게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러시아, 북극과 가까운 그린란드의 입지도 트럼프 대통령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력을 키우며 군사적 야욕을 보이는 가운데 그린란드는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무역 갈등 관계인 중국이 최근 북극권으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을 적극 검토하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급기야 지난해 스스로를 '근(近) 북극 국가'라고 선언하며 북극권을 '일대일로'에 포함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습니다.

중국은 한때 그린란드에 공항 3곳을 건설하기 위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나서 미국의 불안을 키웠습니다.

매티스 당시 미국 국방장관은 국방부를 통해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덴마크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린란드의 천연자원 매장량과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가치 등을 볼 때 매매가를 1조 1천억 달러 이상으로 산정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매입에 성공한다면 1867년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사들인 앤드루 존슨 대통령, 루이지애나주를 프랑스에서 매입한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과 함께 역사에 길이 남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따라서 그린란드 매입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일생일대의 부동산 거래가 된다고 가디언은 평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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