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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발견 시신 2구…10년 전 실종된 직지원정대원

정준호 기자

입력 : 2019.08.13 21:15|수정 : 2019.08.13 21:15


지난달 말 해발 6천441미터인 히말라야산 안나푸르나 히운출리의 북벽 아래에서 발견된 시신 두 구가 10년 전 실종됐던 직지원정대 소속 고 민준영, 박종성 대원으로 확인됐습니다.

직지원정대은 오늘(13일) 네팔 포카라 병원을 찾은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 대장과 대원 1명, 유족 1명 등 3명은 발견된 시신의 신원이 민준영·박종성 대원임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2009년 9월 실종 이후 10년 만에 발견된 겁니다.

실종 당시 이들의 나이는 각각 36살, 42살입니다.

현재 시신 및 유품 간 DNA 조사 등을 진행 중이지만 두 대원임이 확인됐다고 직지원정대 측은 전했습니다.

지난달 23일쯤 네팔 현지 주민에 의해 발견된 시신 두 구는 애초부터 민준영·박종성 대원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시신과 함께 발견된 소지품 중 박종성 대원이 등반 도중 친필로 글을 적은 배낭 레인커버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박 대원은 배낭 레인커버에 '2009 직지. 히운출리 원정대. 나는 북서벽을 오르길 원한다'는 뜻의 영문 문구를 적었습니다.

두 대원의 시신을 확인한 박 전 대장 일행은 현지에서 화장 절차까지 마치고 유구를 수습해 돌아올 계획입니다.

입국 예정일은 오는 17일입니다.

국내에서의 장례식 절차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직지원정대는 2006년 충북산악구조대원을 중심으로 해외원정등반을 통해 현존하는 금속활자 인쇄본 중 가장 오래된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결성한 등반대입니다.

고 민준영·박종성 대원은 2009년 9월 직지원정대의 일원으로 히운출리 북벽의 신루트인 '직지 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그달 25일 오전 5시 30분 해발 5천400미터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으로 교신하고 난 뒤 실종됐습니다.

이들은 실종 1년여 전인 2008년 6월 히말라야 6천235미터급 무명봉에 올라 히말라야에서는 유일하게 한글 이름을 가진 '직지봉'을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같은 해 7월 27일 이 봉우리의 이름을 직지봉으로 승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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