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70대 남성이 수술을 받던 중 사라졌던 의치(義齒, 틀니)가 8일이나 지난뒤 후두에서 발견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 사례는 영국 제임스 패짓 대학병원 이비인후과의 해리엇 커니프 박사가 '영국 의학 저널 사례 보고'(BMJ Case Reports)에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담겼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2세인 영국 남성은 전신 마취를 한 상태로 복부 용종 제거수술을 받은 지 며칠 만에 피를 토하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을 보였다.
의료진은 처음에 남성의 목구멍을 들여다봤지만,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자 흉부 엑스레이 촬영과 혈액 검사까지 했다.
남성의 하부 기도가 감염된 것으로 진단한 의료진은 그에게 항생제와 구강 청결제 및 스테로이드제를 처방하고 귀가시켰다.
그런데 이 남성은 이틀 후 병원에 돌아와서 확실히 쉰 목소리로 의료진에게 "목으로 뭘 넘기기가 힘들어 약을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도 계속 토해내 산소 공급 장치가 필요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다.
의료진은 다시 엑스레이를 찍어 본 뒤 남성이 이물질을 흡입해 폐렴에 걸렸을 것이라 추측하고 그를 이비인후과로 보내 추가 진료를 받게 했다.
이곳에서도 남성은 목구멍과 림프샘에 아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이번에는 남성의 코에 가는 관을 삽입해 기도 쪽을 점검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금속판이 후두에 걸려 남성의 성대를 덮고 있었다.
이를 알게 된 남성은 8일 전 수술을 받은 뒤 금속판에 앞니 세 개가 붙은 형태의 의치가 사라졌었다고 털어놓았다.
의료진이 집게로 의치를 꺼낸 뒤에도 남성의 상태는 곧바로 좋아지지 않았다.
계속 피를 토하던 남성은 병원을 4차례나 더 방문해 폐렴 치료를 받고, 두 차례 수술도 받아야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보고서는 이 사례에 비추어 의사들에게 환자의 의치 착용 여부와 수술 전후 의치의 위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의치가 기도로 넘어가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지난 2016년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15년간 세계 28개국에서 의치가 식도나 기도로 들어간 사례는 총 91건이었다.
(연합뉴스/사진=과학 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