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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마찰 격화로 日 기업 탈중국 가속…동남아로 이전

권태훈 기자

입력 : 2019.08.12 11:23|수정 : 2019.08.12 11:23


미중 무역마찰이 격화함에 따라 미국 수출제품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동남아 등지로 옮기는 일본 기업의 움직임이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중국에서 들어오는 거의 모든 수입품에 대해 내달부터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양국간 무역마찰이 한층 격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일본 기업 사이에서는 관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 수출용 제품 생산거점을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로 옮기는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12일 NHK에 따르면 리코는 미국 수출용 복합기 생산시설의 대부분을 태국으로 옮겼습니다.

중국 공장에서는 일본과 유럽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닌텐도는 주력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해왔지만 올 여름부터 베트남에서도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미국 수출용 제품은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샤프도 이달 들어 액정 디스플레이와 공기청정기 생산 공장을 베트남에 새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향후 미중관계 추이를 보아가면서 미국 수출용 제품 생산시설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입니다.

미쓰비시전기도 미국 수출용 반도체와 산업용 기계 생산 일부를 중국에서 일본 국내로 돌리는 등 국내 생산으로의 전환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은 일본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간사이 지방 중소기업 사이에서는 미중 무역마찰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사카(大阪) 다이토(大東)시에 있는 금속가공기업 야마다(山田)제작소는 지난 5월 황금연휴 이후 수주가 격감했습니다.

20명의 종업원이 산업용 필름 건조장치 등 금속기계와 부품을 생산, 물량의 80% 가량을 일본기업을 통해 중국에 수출해 왔지만 미중 무역마찰 격화로 중국의 스마트폰 생산 등이 감소한 것이 주 원인입니다.

수주 감소로 6월과 7월 필름건조장치 매출이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도카이지방의 자동차 부품 메이커들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나고야에 본사를 둔 '다이토메탈공업'은 세계 각지의 생산거점에서 자동차 엔진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나 올 상반기 중국에서의 생산과 매출이 작년 동기에 비해 1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무역 분쟁의 여파로 중국내 자동차 판매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내년 3월까지 1년간의 설비투자를 2년전에 비해 20% 줄일 계획입니다.

한지 세이고 다이토메탈 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더 길어지면 중국뿐 아니라 미국 자동차 시장에도 악영향이 나타나 매출이 더욱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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