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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브라질 대통령 셋째아들에 2주 만에 아그레망 내줘

입력 : 2019.08.10 00:38|수정 : 2019.08.10 00:38


미국 정부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에게 주미 대사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내줬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전날 밤 브라질 외교부에 이런 내용을 통보했다. 지난달 26일 아그레망 절차가 시작된 이래 2주일 만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그레망이 나온 사실을 확인하면서 다음 주 중 에두아르두 의원을 주미 대사로 지명해 상원에 인준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두아르두 의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같은 사회자유당(PSL) 소속으로 현재 하원 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비선 외교 실세로 통한다.

에두아르두 의원이 주미 대사로 임명되려면 상원 외교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전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4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친(親) 보우소나루 성향을 보이는 다비 아우콜롬브리 상원의장은 인준을 낙관하고 있으나 에두아르두 의원을 주미 대사로 임명하는 데 반대하는 상원의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은 다소 불투명하다.

좌파 정당인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소속 한도우피 호드리게스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그레망을 내줬다고 해서 표결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인준 거부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립적 성향인 사회민주당(PSD) 소속 오투 알렌카르 상원의원은 표결을 의원들의 자율적 결정에 맡길 것이라면서도 "트럼프의 동의가 상원의원들의 표결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아들을 주미 대사로 임명하려는 데 대해 '네포티즘'을 들어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네포티즘은 친척에게 관직이나 지위·명예 등을 부여하는 친족 중용주의를 의미하며 흔히 족벌정치를 표현하는 말이다.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상원의원 가운데 최소한 40명이 에두아르두 의원을 주미 대사로 임명하는 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직 임명에서 네포티즘 행위를 막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에 찬성하는 의원 수를 기준으로 파악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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