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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상 신라젠 대표 "펙사벡, 간암 임상 3상 조기 종료 유감"

안서현 기자

입력 : 2019.08.04 16:29|수정 : 2019.08.04 16:29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바이러스 기반 항암제 '펙사벡'의 간암 임상 3상이 조기에 종료됐다고 확인했습니다.

펙사벡은 임상 3상에서 비교군 대비 간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향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대표는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간암 임상 3상과 관련해 조기 종료 소식을 전하게 돼 주주님과 기관투자자 여러분께 깊은 유감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표 명의의 입장문은 송명석 부사장이 대독했습니다.

신라젠은 미국 내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로부터 펙사벡 간암 임상 3상에 대한 무용성 평가 결과 임상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공시했습니다.

공시 뒤 이틀 만에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입니다.

무용성 평가는 개발 중인 약이 치료제로서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 임상시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평가입니다.

신라젠은 지난 2016년 1월 뉴질랜드에서 첫 임상 환자를 등록하며 미국과 한국 등에서 펙사벡의 간암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해왔습니다.

펙사벡과 바이엘의 간암 표적항암제 넥사바를 순차적으로 함께 투여했을 때와 넥사바를 단독 투여했을 때 생존율을 비교하는 식이었습니다.

신라젠은 간암 1차 치료제로 펙사벡과 넥사바를 함께 투여한 경우, 넥사바 단독 투여군 대비 생존기간 향상을 가져오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표는 "임상 3상 조기 종료는 펙사벡의 문제가 아니라 항암바이러스와 표적항암제 병행요법의 치료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펙사벡의 항암 능력에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표는 "초기 임상을 통해 펙사벡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며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의 잔여 예산을 신규 면역항암제 병용 임상과 술전요법에 투입하는 등 병용 임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수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습니다.

문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 데이터가 일정 수준 확보되는 대로 기술수출을 추진하겠다"며 "면역항암제는 적응증 별로 반응률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간암 결과와는 무관하게 타 적응증 병용임상의 효능 데이터가 우수할 경우 기술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송 부사장의 입장문 대독 후 문 대표는 별도 모두발언을 통해 심경을 밝히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혹을 반박했습니다.

문 대표는 "비록 간암 임상 3상을 조기 중단했지만 신장암과 대장암 등을 생각할 때 여전히 상업화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표는 이어 "회사가 무용성 평가 결과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금요일 새벽 1시에 구두로 통보받은 걸 장 시작 전에 공시함으로써 추가적인 주주 피해를 바로 차단한 점에서 저희는 원칙을 정확히 지켰다"고 강조했습니다.

주주들이 문 대표에게 요청하는 지분 매입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표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신라젠 지분 5.1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 대표는 "개인적으로 아직 세금과 투자금 부채 등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회사를 빨리 안정시키기 위해서 빨리 추가 지분을 매입하겠다"며 "발 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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