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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압승 미초타키스, 그리스 새 총리로 '번개 취임'

입력 : 2019.07.09 04:04|수정 : 2019.07.09 04:04


7일(현지시간) 치른 그리스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4년 반만에 정권을 탈환한 중도우파 신민주당(이하 신민당)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51) 대표가 승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총리로 취임했습니다.

미초타키스 대표는 8일 아테네의 대통령궁에서 오전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리스 정교회의 아테네 대주교 앞에서 총리 선서를 했습니다.

그는 이어 아테네 중심가의 총리실로 향해 지난 4년 반 동안 그리스를 이끌어온 알렉시스 치프라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대표로부터 총리 자리를 물려받았습니다.

신민당은 전날 총선에서 39.8%를 득표, 31.5%에 그친 시리자를 여유 있게 누르고 최다 정당이 됐습니다.

신민당은 특히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8석의 의석을 확보해 다른 정당과 연합 없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초타키스가 선거 다음 날 곧바로 총리직에 취임한 것은 그리스가 처한 상황이 아직 녹록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7일 밤 승리를 확정 지은 뒤 "국가적 책임감을 충분히 인식하는 까닭에 국가를 (바로) 경영하려 한다"며 "나와 내 동료들 앞에 놓여 있는 어려움을 알고 있으며, 국민의 힘으로부터 용기를 얻으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이날 당선 소감으로 세금 인하와 투자 유치, 관료주의 타파 등을 통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아울러 새 의회가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일련의 개혁 작업에 곧바로 착수할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중으로 각료 명단을 발표하고, 오는 21일 새 내각을 의회 신임 투표에 부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스는 8년에 걸친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체제에서 작년 8월 벗어났으나, 재정지출과 구조개혁 등에 있어 여전히 채권단의 엄격한 감독을 받아야 합니다.

2010년 재정난으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했던 그리스는 작년까지 국제채권단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2천890억 유로의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지원받아 나라 살림을 꾸려왔습니다.

이 기간 그리스 경제 규모는 4분의 1가량 축소되고, 채권단이 요구한 연금과 임금 삭감, 공공부문 고용 축소 등 긴축 정책의 여파로 빈곤율과 실업률이 치솟으며 국민 고통이 가중됐습니다.

그리스 경제는 올해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실업률도 20% 아래로 떨어지는 등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나, 구제금융 치하의 '잃어버린 8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입니다.

국가부채도 여전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가장 높은 국내총생산(GDP)의 181% 수준에 머물고 있어, 향후 몇 년 동안은 GDP의 3.5%에 달하는 재정 흑자를 내 채무를 관리해야 하는 처지다.

시장 친화적인 새 총리에 대해 기대감을 반영해 8일 그리스 채권 10년물은 2%를 살짝 웃도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총선 전 뚜렷한 오름세를 보였던 아테네 증시는 이날은 차익 실현 매물이 출현하면서 1.8% 하락한 채 마무리됐습니다.

한편, 4년 전 총선에서는 원내 3당이 되는 돌풍을 일으켰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의원 확보의 하한선인 득표율 3%조차 넘지 못하며 몰락한 극우정당 황금새벽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재검표를 공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2.93%의 득표율을 기록한 황금새벽당은 2015년 9월 총선에서는 6.99%의 표를 얻어 의원 18명을 배출한 바 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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