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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들 "'성추행 교수' 연구실은 이제 학생 자치공간"

동세호 기자

입력 : 2019.07.03 15:25|수정 : 2019.07.03 15:25


서울대생들이 제자 성추행 혐의로 대학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교수 연구실을 계속 점거하고, 이를 학생 자치공간으로 전환하겠다고 3일 밝혔습니다.

'서울대 A 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와 인문대 학생회는 이날 오후 서울대 인문대 앞에서 '학생공간 전환 선포식' 기자회견을 열고 "서어서문학과 A 교수가 대학에 복귀할 곳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수빈 인문대 학생회장은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와 징계위원회는 늦장만 부리며 수개월째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며 "성폭력·갑질·연구착취 가해자를 파면하기 위해 얼마나 더 시간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성토했습니다.

이어 "서울대가 갑질·성폭력 교수들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조속히 A 교수를 파면해야 한다"며 "A 교수 파면과 대학 징계위원회 학생대표 참여를 요구하며 A 교수 연구실의 학생 자치공간 전환을 선포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문대 학생회와 특위 소속 학생 10여명은 전날 오전 11시쯤 서울대 인문대 3동에 있는 서어서문학과 A 교수 연구실을 점거했습니다.

학생들은 직위해제 된 A 교수의 연구실이 현재 비어있기 때문에 업무방해 등 행정적 불편을 야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학생들은 A 교수에 대해 대학이 파면 결정을 내릴 때까지 점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A 교수는 2017년께 외국의 한 호텔에서 자신이 지도하는 대학원생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학생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신고돼 인권센터에서 중징계 권고를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습니다.

현재 직위해제 상태로 강의에서 배제된 상태입니다.

성추행 피해자는 지난달 A 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습니다.

또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A 교수가 연구 갈취 등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학생 1천800여명은 지난 5월 전체 학생총회를 열고 A 교수 파면과 교원징계규정 제정, 학생의 징계위원회 참여 등을 학교에 요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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