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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6일) 홍콩에서 열린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에 무려 200만 명이 참여했다고 주최 측이 추산했습니다. 대규모 시위에 놀란 홍콩 정부가 백기 항복, 사실상의 법안 폐기라는 말이 나오는데 한 나라 두 체제, 중국과 홍콩의 불안한 관계는 현재진행형이라는 평가입니다.
홍콩 송욱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성난 홍콩인의 검은 대행진은 밤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주최 측이 밝힌 참가자 숫자는 200만 명. 홍콩인 10명 가운데 3명이 거리로 나왔다는 뜻인데 홍콩 시위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의 공식 사과에도 홍콩인들은 냉랭했습니다.
[테런스/홍콩 시민 : 정부에 대해 화가 납니다. 캐리 람 장관이 다음 세대 젊은이들을 위해서 빨리 사퇴했으면 좋겠습니다.]
5년 전 홍콩 우산 혁명을 주도한 학생운동가 조슈아 웡도 오늘 출소하자마자 시위 현장을 찾았습니다.
[조슈아 웡/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 저는 홍콩 정부에 대한 희망은 없지만, 시민들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는 결정적인 순간, 홍콩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는지 깨달 았습니다.]
무기한 연기된 범죄인 인도 법안은 중국과 홍콩 정부의 체면 때문에 철회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을 뿐 사실상 폐기됐다는 평가가 홍콩 정부 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야권과 시민단체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도 홍콩 입법회 앞에서는 학생들이 주축이 돼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홍콩 정부가 사실상 백기를 들었지만, 젊은이들은 홍콩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아디노 정/집회 참가자 : 2014년 (우산 혁명 당시)에도 우리는 이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나 2019년인 지금 우리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이번 범죄인 인도 법안 사태는 홍콩인의 자치와 자유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습니다.
홍콩의 중국화를 원하는 중국과 이를 불안해하는 홍콩인 사이의 엇갈린 이해는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인화성을 갖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오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