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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진압 당시 中 장교, 공개 참회…"6·4 기억해야"

권태훈 기자

입력 : 2019.06.05 13:36|수정 : 2019.06.05 13:36


▲ 리샤오밍 전 중위(오른쪽 첫 번째)

중국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아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집회가 타이완에서 열린 가운데 톈안먼 사태 당시 중국군 장교가 참석해 공개 참회했습니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 정부가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들을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을 말합니다.

5일 연합보 등 타이완언론에 따르면 타이완 자유광장에서 열린 톈안먼 사태 추모집회에서 당시 계엄 임무를 맡았던 중국 39집단군 116사단 소속 리샤오밍 전 중위가 단상에 올라 톈안먼 사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습니다.

리샤오밍은 당시 자신이 직접 총을 쏘지는 않았지만 중국군이었던 자신은 그 일에 대해 참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톈안먼 사태를 점점 잊어가고 있다며 "내가 이 자리에 나온 것은 내 후손, 모든 사람들이 6·4를 잊지 않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당시 더 많은 계엄부대의 군인들이 세상에 나와 진상을 밝혀주기를 희망한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작금의 타이완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도 타이완 사회가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화인민주서원 등 민간단체가 전날 개최한 이번 추모집회에는 1989년 톈안먼 시위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과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 참가자들, 당시 타이완에서 톈안먼 시위를 응원했던 문화예술계 인사 등 2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천젠런 부총통이 참석해 중국 정부의 톈안먼 시위 유혈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에 서명했습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의 추모 행사에 참석한 가장 고위급 현직 정부 인사입니다.

이밖에 라이칭더 전 행정원장도 참석해 규탄 성명에 서명했습니다.

타이완 SET TV는 라이 전 원장은 2020 대선 유력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다면서, "6·4 사건은 피비린내로 짓밟힌 애국 민주 운동"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이 자리에는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의 국가 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예이츠도 참석했습니다.

그는 중앙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가 타이완에 있어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운을 뗀 뒤 톈안먼 대학살은 "중국인은 중국 국민들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일깨워 준다고 말했습니다.

(사진=타이완 중앙통신사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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