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시가현의 산속에 있는 태양광발전소에서 태양광 패널이 돌로 깨지는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사업자와 경찰이 추적끝에 까마귀를 범인으로 단정, 퇴치작전을 펼쳐 재발을 막는데 성공했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전했다.
가라쓰시 사시지방의 산속에 있는 태양광발전소의 패널이 지난 2년간 7장이나 깨졌다.
모두 돌에 의해 깨진 것으로 밝혀졌다.
태양광 패널은 한장에 수만 엔(수십만 원)이나 하는 고가품이다.
사업자가 경찰에 신고해 경찰관이 현장에 나가 조사를 벌였지만 범인은 오리무중이었다.
이상한 것은 발전소가 넓어 사람이 돌을 던져도 닿지 않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패널이 깨졌거나 찻잔 조각이 피해 현장에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는 점이었다.
시가현과 다른 지역에서 30여 개의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는 이 회사 관계자가 현장을 여러 차례 방문한 끝에 부근에 수백 마리의 까마귀가 있는 사실을 알아 차렸다.
까마귀가 범인이라는 의심이 갔지만 상대가 야생 조류이다 보니 대책이 문제였다.
이곳저곳에 알아본 결과 까마귀가 공격을 받았을 때 내는 비명소리와 매, 독수리 등 천적의 소리로 농작물 등에 피해를 주는 조수퇴치상품이 있다는 걸 알고 지난 3월 이 장치를 발전소 현장에서 시험해 보기로 했다.
시가현 현지와 구마모토 아소, 나가사키 운젠 등에서 녹음하거나 현지 사냥꾼들을 통해 입수한 까마귀의 비명과 천적의 소리 등을 앰프로 증폭시켜 스피커로 내보내는 장치였다.
발전소 현장에서 장치를 가동하자 근처 전기줄이나 전봇대에 앉아 있던 까마귀 20-30여 마리가 도망치듯 날아 올랐다.
즉석에서 10대를 주문, 4월부터 8대를 가동하고 있다.
이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나가노 요이치 사장은 "7년전부터 소리로 조수를 퇴치하는 제품을 과수원과 김양식장 등에 판매해 왔지만 태양광 발전소는 처음"이라면서 "태양광 패널도 조류피해를 입을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 했다.
태양광 패널 파손피해는 3월을 마지막으로 이 장치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래도 방범 카메라에는 까마귀 1, 2 마리가 찍힌 적이 있다.
사람이 없을 때 되돌아 온 것으로 보인다.
발전소 운영업체인 '일본환경테크노'의 오무로 미쓰하루 사장은 "까마귀가 그새 장치에 익숙해진 건지 모른다"고 생각해 이 장치를 소형화한 제품을 드론에 매달아 까마귀 둥지가 있는 숲속을 비행하게 하면서 소리를 내보냈다.
까마귀가 도망치는 걸 확인한 오무로 사장은 월 1, 2회 정도 드론을 이용할 생각이다.
까마귀의 생태를 잘 아는 스기타 쇼에이 우쓰노미야 대학 명예교수(동물형태학)에 따르면 까마귀는 머리가 좋아 단단한 물건을 공중에서 떨어뜨리면 깨진다는 걸 안다.
호두나 조개 등을 떨어뜨려 깨 먹는 습성이 있다.
돌을 떨어 뜨리는 건 먹이활동에서 놀이로 전환한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특별히 악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까마귀에 의한 태양광 패널 파손피해는 간토 지방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