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오르는데 홈술로 갈아탈까"…소매점선 주류 더 팔려

최근 술값이 올랐는데도 소매점에서는 술이 더 잘 팔리는 기현상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술값 인상이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트렌드를 더욱 부채질하면서 술을 마시고 싶을 때 주점이 아닌 시장으로 가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술잔이나 안주 판매량까지 덩달아 상승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은 지난달 7일부터 지난 6일까지 한 달간 주류 관련 제품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최대 5배가량 증가했다고 9일 전했습니다.

4월은 맥주 시장 1위인 오비맥주가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5.3% 올린 데 이어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소주 출고가를 6.45% 인상키로 결정한 달입니다.

위스키 업계 1위인 디아지오코리오도 지난달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8%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가격이 올랐는데 주류가 더 잘 팔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은 아닙니다.

그러나 편의점 CU(씨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 소주 가격이 인상된 지난 1일부터 일주일간 소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G마켓은 "술값이 잇따라 인상되기는 했지만, 대형마트나 편의점보다 술집이나 식당의 가격 인상 폭이 더 큰 만큼 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습니다.

안주 시장은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습니다.

G마켓에서는 최근 한 달간 안주로 인기가 높은 반건조 오징어 판매량이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와인과 궁합이 맞는 잘라먹는 치즈류는 5배 늘었습니다.

족발이나 편육(66%), 피자·떡볶이 등 분식류(35%), 곱창·막창(62%)까지도 모두 두 자릿수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술집처럼 분위기를 내기 위해 술잔을 새로 장만하는 홈술족들도 있습니다.

소주잔은 29%, 맥주잔은 26% 판매가 늘었고 칵테일 셰이커(11%)와 와인 디캔터(19%)도 잘 나갔다고 G마켓은 전했습니다.

최근에는 건전지를 넣고 술을 담으면 잔 밑부분에 조명이 들어오고 술을 다 마셔야 불이 꺼지는 LED 소주잔이나 맥주잔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G마켓 관계자는 "술값이 오르면서 집에서도 주점과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제품과 음식들을 찾는 홈술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