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2일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 국회 밖으로 투쟁의 무게중심을 옮겼습니다.
패스트트랙 저지에는 실패했지만, 장외에서의 대국민 여론전을 강화함으로써 '포스트 패스트트랙' 정국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당 장외투쟁의 첫 수순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입니다.
이어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등 경부선 벨트를 훑으며 패스트트랙 지정의 부당성을 알릴 예정입니다.
동시에 김태흠 좌파독재저지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집단 삭발식을 갖고 대여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습니다.
한국당은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긴 탁자를 깔고 '민생파탄 친문독재 바로잡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건 채 최고위원회의를 시작했습니다.
회의에 앞서 '독재타도 헌법수호', '문재인 STOP'이라는 문구를 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은 현 여권·진보진영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수단으로, 사실상 독재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한국당의 주장입니다.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에 분노한 국민의 목소리를 똑바로 듣고, 좌파 경제실험과 공포·공작 정치를 즉각 중단하라는 뜻에서 청와대에서 현장 최고위를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선거제는 여당과 그에 동조하는 여권 세력으로 국회를 채우겠다는 발상"이라며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말 한마디도 못 하게 만드는 공수처도 민생을 침해하는 것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은 좌파독재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여야 간 골이 더 깊어진 데 대한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다는 비판도 쏟아졌습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북한과는 대화하자고 하면서, 제1야당과의 대화는 원천적으로 차단하려고 하는 모습이다. 내부 통합도 못 하면서 어떻게 통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 낯부끄럽다"며 "집권당과 청와대는 국민청원 등을 악용해 국민 갈라치기를 하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선거법은 좌파독재법이자 좌파영구집권법으로, 이는 곧 민생파탄의 급행열차와 다를 바 없다"며 "여기에 공수처법은 이 정권에 찍히면 죽는 법으로 '반대파 숙청법', '문재인 특수수사대법', '좌파정권 보위부법'이라고 명명하겠다"며 비판했습니다.
이날 오전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통합과 전진'에서도 패스트트랙 지정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국당 해산' 청원을 놓고 여권을 향한 날 선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엄용수 의원은 "패스트트랙으로 '동물국회'가 됐다고 하는데, 이를 주도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라며 "정부·여당은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한국당 정당 해산 청원을 놓고 즐기고 있는데, 국민을 분열시켜서 과연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