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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 "핵무기가 세계를 보호 못 해, 미-러 군축해야"

정동연 기자

입력 : 2019.04.30 16:19|수정 : 2019.04.30 16:19


▲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왼쪽)과 조지 H.W 부시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최근 중거리핵전력 조약, INF 미이행에 따른 미국과 러시아 간 핵무기 경쟁 가능성을 언급하며 "핵 억지력은 세계를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상존하는 핵전쟁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미국과 러시아가 다시 핵을 감축하기 위한 전략적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양국 지도자가 냉전 시대 주역들의 지적을 경청해야 할 것이라면서 조지 슐츠 전 미 국무장관,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샘 넌 상원의원 등이 최근 '핵무기로 핵전을 예방한다는 핵 억지력이 실수에 따른 핵전쟁 발발이나 핵 테러로부터 세계를 보호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음을 언급했습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소련 지도자 시절 당시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와 핵 군축 논쟁을 벌이면서 자신은 핵무기의 가공할 폐해를 주장했으나 대처 총리는 줄곧 핵 억지론을 주장했다면서 지금 미국과 러시아 간에 당시 대처 총리와 같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핵무기가 기술적 결함이나 사람의 실수, 컴퓨터 오작동 등에 의해 폭발할 수 있다면서 특히 근래 빈발하고 있는 컴퓨터 오작동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핵무기가 잘못된 경보에 의해 발사될 수도 있으며 미사일의 비행시간이 단축되는 만큼 잘못된 경보를 판별할 시간도 줄어들고 이를 토대로 한 보복공격 가능성도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핵 억지력을 신봉하는 사람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상기해야 할 것이라면서 소련 미사일 배치 장소를 둘러싸고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 일보 전까지 이른 상황에서 세계를 구한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공산당 서기장 등 양국 지도자들의 냉정한 판단 때문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위키미디어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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