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中 칭화대, 시진핑 비판 교수 정직 이어 '사상자유 기념비' 차단

정동연 기자

입력 : 2019.04.30 11:28|수정 : 2019.04.30 11:28


중국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칭화대학이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려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칭화대는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주창하는 상징물로 여겨지던 왕궈웨이의 기념비를 사람들이 볼 수 없도록 철판으로 둘러싸고 그 위에 '공사 중'이라는 표지를 붙였습니다.

왕궈웨이는 중국의 '국학 대사'로 추앙받는 저명한 고증학자로, 1927년 그가 별세한 다음 해 칭화대 측은 그를 기리는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저명한 역사학자 천인취에가 쓴 비문은 '독립적인 정신과 자유로운 사상은 역사가 다 할 때까지 영원토록 지켜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철판으로 둘러싸인 중국 칭화대 내의 자유독립 주창 기념비고령의 칭화대 동문들은 학교 측의 조치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직접 만든 팻말을 들고 기념비를 가려놓은 철판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중국 정치학자인 룽젠저는 "자신감을 가지고 개방에 나선다더니, 되레 자유와 독립을 봉쇄하고 나섰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칭화대 추융 학장이 최근 개교 108주년 경축사에서 "칭화대는 자신감을 가지고 더욱 큰 개방에 나서고, 적극적으로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 것을 비꼰 겁니다.

앞서 칭화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한 쉬장룬 법학 교수에게 지난달 정직 조처를 내려 여론의 맹렬한 비난을 받았습니다.

쉬 교수는 헌정과 민주주의를 존중할 것을 주장해온 인물로, 중국 지도부가 지난해 3월 헌법을 고쳐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철폐하고 장기집권의 길을 연 것을 비판하는 '우리의 두려움과 기대'라는 제목의 논문을 인터넷에 발표했습니다.

(사진=빈과일보 캡처, 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