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장애인 불임수술 정책 피해자' 일시 보상금 받는다

일본 정부가 태평양전쟁 종전 후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강제불임 수술 정책의 피해자 구제법안이 오늘(24일) 성립돼 보상이 시작됩니다.

일본 참의원은 오늘 본회의를 열어 구 우생보호법 구제법안을 가결했으며, 현지 언론은 이 법에 따라 피해자들이 1인당 일시금으로 320만 엔, 우리 돈 약 3천200만 원을 받게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에서는 1948년부터 1996년까지 시행된 구 우생보호법에 따라 이른바 '불량한 자손'을 낳지 못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유전성 질환자, 지적장애인 등을 상대로 강제 중절수술과 불임수술이 시행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법 시행 과정에서 신체구속 등을 용인하고, 지자체들은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무리하게 수술 대상을 찾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변호사협회 등에 따르면 이 법에 근거해 5만 1천276건의 임신중절 수술과 2만 5천 건의 불임수술이 이뤄졌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 마련한 구제법안으로 약 2만 5천 명이 일시 보상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구제법안은 피해자들이 심신에 큰 고통을 받아왔다며 "우리는 각자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반성하고 마음속 깊이 사죄한다"는 내용을 전문에 넣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법안 심의 때 피해자 측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은 데다가 국가 책임이 명확하게 적시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우생보호법 피해자들을 지원해온 전국피해변호단의 니사토 고지 공동대표는 피해자 측 의견을 듣지 않은 상황에서 구제책이 마련돼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진=교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