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왕, 탁신 전 총리에게 수여한 왕실 훈장 박탈

태국 왕실이 탁신 친나왓 전 총리에게 수여했던 왕실 훈장들을 박탈했습니다.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은 어젯(30일)밤 왕실 관보를 통해 발표한 칙령에서 탁신 전 총리에게 수여됐던 왕실 훈장들을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왕은 칙령에서 "탁신은 대법원에 의해 유죄가 확정됐지만, 태국에서 도피했다. 이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탁신 전 총리는 2006년 쿠데타로 실각한 뒤 2008년 부패 혐의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고, 태국 대법원은 궐석재판에서 징역 2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국왕은 군부정권 세력과 탁신계가 맞붙은 총선 전날에는 칙령을 통해 혼란을 피하기 위해 총선에서 "좋은 사람들"에게 투표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AFP는 당시 좋은 사람들을 뜻하는 태국어는 으레 왕당파나 기득권층 정치인들에게 따라붙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군부 정권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잠정 헌법 44조를 발동, 탁신 전 총리의 경찰 퇴직 당시 계급을 박탈했습니다.

총선 직후인 지난주에는 탁신이 졸업했던 예비 사관학교 동문 이사회가 탁신의 이름을 사관학교 명예의 전당에서 떼고, 동문 자격으로 수여됐던 상을 취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24 총선 결과 군부 정권 연장이 유력한 상황에서 '탁신 지우기'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해석이 나올 전망입니다.  

(사진=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