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진 부모 살해 용의자 김 모 씨
일명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린 이희진 씨의 부모가 20여 일 전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살해 용의자로 검거된 김 모 씨는 달아난 공범 3명과 함께 지난달 25∼26일쯤 경기 안양시 소재 이 씨의 부모 자택에서 이 씨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범행 이후 시신을 유기한 뒤, 차례로 범행 장소를 빠져나간 걸로 조사됐습니다.
지난달 27일 오전에는 이삿짐센터를 불러 이 씨 아버지 시신이 든 가재도구를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빼낸 뒤 평택의 창고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집 안은 깨끗하게 치워져 이삿짐센터 직원들도 별다른 의심을 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이후 약 3주가 흐른, 지난 16일 오후 이 씨의 동생이 "부모님과 전화가 오랫동안 안 된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소방당국과 공조해 이 씨의 부모가 거주하는 안양 자택을 찾아 인기척이 없자 문을 강제 개방하고 들어가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경찰은 CCTV 추적을 통해 용의 차량을 확인하고 시신 발견 이튿날인 지난 17일 오후 김 씨를 검거했는데,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씨의 아버지와 2천만 원의 채무 관계가 있었다"며 "이 씨 아버지가 투자 목적으로 돈을 빌려 갔다가 돌려주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경찰은 집 안에 있던 5억 원이 사라진 걸로 보고 범행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경호 목적으로 아르바이트 채용하듯 다른 공범 3명을 고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공범을 추적하는 동시에 김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시기와 이유 등을 파악할 방침입니다.
이 씨는 증권전문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약하며 인터넷 블로그나 SNS 등에 고급 주택이나 고가 수입차 사진을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하면서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습니다.
이 씨는 불법 주식거래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사진=연합뉴스/인천일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