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추락사고로 미국 보잉사의 '737 맥스' 기종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국가가 줄줄이 운항중단을 선언하는 가운데 미국은 운항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P통신은 유럽과 아시아 등 737 맥스 기종을 운항 중인 대부분 국가가, 줄줄이 운항 중단 발표에 동참하고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지금까지 이 기종의 운항을 중단하거나 영공 통과를 금지한 국가는 유럽과 중국, 한국, 피지,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뉴질랜드 등 40개국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특히 EU의 항공당국도 오늘(13일) 유럽 내에서 보잉사 737 맥스 기종의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연방항공청의 댄 엘웰 청장은 현지 시간 12일 성명을 통해 "검토 결과 보잉사의 737 맥스 기종에 어떤 시스템적인 성능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고, 해당 기종의 운항중단을 명령할 근거도 없다"며 운항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현재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항공기의 추락사고 조사 결과 안전 문제가 확인되면 즉각적이고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 의회에서는 해당 기종의 운항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미 상원은 청문회도 계획 중입니다.
미 상원 항공우주 소위원회 위원장인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 연방항공청이 이 기종과 승객에 대한 안전을 확정하기 전까지 737 맥스 기종의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신중한 조치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밋 롬니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항공청에 737 맥스 기종의 일시 운항중단을 촉구했으며, 하원의 교통·인프라위원회 위원장인 피터 드파지오 의원 역시 성명을 내고 미국의 '나홀로 운항'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같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 연방항공청과 마찬가지로 보잉사 역시 737 맥스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 언론은 미 당국이 사고 항공기종의 운항 중단 조처를 하지 않는 배경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보잉의 '친분 관계'에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보잉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기금으로 1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트럼프 당선 이후에도 대통령 새 전용기 개발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등 관계를 이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뮐렌버그 CEO에 대해 "내 친구, 훌륭한 사람"이라며 칭송한 적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잇따른 운항중단 결정에 보잉사 주가는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비행기의 추락사고 발생 이후 이틀간 11.15%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266억 5천만 달러, 우리 돈 약 30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