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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선 한달 앞으로…네타냐후 총리, 5선 '험로' 전망

입력 : 2019.03.11 04:21|수정 : 2019.03.11 04:21


이스라엘 총선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베냐민 네타냐후(69)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운명에 관심이 쏠립니다.

집권당인 리쿠드당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가 오는 4월 9일 치러질 총선을 계기로 연임하면 5선에 성공하게 됩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13년 동안 이스라엘 지도자로 활동한 노련한 정치인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 리쿠드당을 총선 승리로 이끌었고,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습니다.

1999년 총선 패배 후 잠시 정계를 떠났지만 2005년 정치에 복귀했고 2009년 총선에서 제2당이 된 리쿠드당과 제3당의 연대를 통해 두 번째 총리직에 올랐습니다.

강경 보수파 정치인으로 통하는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이스라엘인들 사이에서 '비비'(Bibi)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이번 총선은 과거보다 어려운 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중도정당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스라엘회복당'(Israel Resilience Party·IRP)을 창당한 베니 간츠(60) 전 군 참모총장과 '예시 아티드'(Yesh Atid) 대표 야이르 라피드(55)는 지난달 네타냐후 총리의 5선을 저지하겠다며 총선 연대에 합의했습니다.

이 중도정당들은 이스라엘 국기 색깔을 상징하는 '블루와화이트'(Blue and White)라는 이름으로 연합 전선을 꾸린 뒤 지지기반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블루와화이트에 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 정권에 실망하고 변화를 기대하는 유권자들의 증가가 중도정당들의 약진으로 연결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분위기는 네타냐후 총리가 비리 혐의로 도덕성에 흠집이 난 점과 맞물려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이스라엘 검찰은 2년 이상의 조사를 거쳐 네타냐후 총리를 부패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네타냐후는 수년간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과 호주 사업가 제임스 패커 등으로부터 샴페인과 시가 등 26만4천 달러 상당(3억원)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 한 혐의, 뉴스 웹사이트 '왈라'의 소유자에게 마찬가지 부탁을 하고 특혜를 제공한 혐의도 받습니다.

궁지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는 유대인 민족주의와 안보를 앞세워 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을 붙잡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은 모든 시민의 국가가 아니다"며 "우리가 통과시킨 법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유대민족만을 위한 국가"라고 밝혔다고 하레츠 등 이스라엘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여배우 로템 셀라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정부가 아랍인들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한 대응입니다.

앞서 작년 7월 이스라엘 의회는 이스라엘을 유대인의 민족국가로 규정한 기본법을 통과시키면서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주간 내각회의에 앞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를 겨냥한 대규모 작전에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폭발물을 단 풍선이 잇따라 날아오자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를 공습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파 정당들과 연합하면 총선 이후 총리직을 연임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강경 정책을 부각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스라엘 집권세력이 되려면 의회 120개 의석 가운데 최소 61석을 확보해야 합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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