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유럽연합(EU)·아랍동맹(AL) 정상회의에서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가 아랍국가의 동성연애자 인권문제를 공개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U 안에선 베텔 총리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는 찬사가 이어졌지만 아랍 측에선 "아랍의 도덕성을 존중하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AFP 통신은 당시 정상회의에서 베텔 총리가 "나는 남자와 결혼했다"며 동성연애자임을 밝힌 뒤 "일부 아랍국가에 있었다면 나는 사형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해 일부 아랍국가에서는 동성연애자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는 등 엄벌하고 있습니다.
중도 우파 성향으로 작년 재선에 성공한 베텔 총리는 지난 2015년 벨기에 출신 건축가인 동성 파트너와 결혼했습니다.
정상회의에서 베텔 총리가 이런 말을 꺼내자 회의장은 일순간 '얼음장 같은 침묵'이 흐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사연이 알려진 뒤 베텔 총리는 트위터에 "(동성애자 인권문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에 미카엘 로드 독일 유럽 담당 장관은 트위터에 "명예로운 남자(Man of Honour). 땡큐 자비에 베텔"이라고 적었습니다.
크리스티안 옌센 덴마크 재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EU-아랍정상회의에서 동성애자 권리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자비에 베텔 총리의 용기에 큰 존경을 보낸다"라고 말했습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인륜과 가치, 도덕성에 대해 가르치려고 하면 안된다"면서 "우리가 당신들의 인륜과 도덕성을 존중하는 것처럼 당신들도 우리 것을 존경하라"고 에둘러 비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