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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헝가리 정부 '반EU 포스터' 수백개 무더기 훼손

입력 : 2019.02.27 02:37|수정 : 2019.02.27 02:37


극우 성향의 헝가리 정부가 공공 광고 게시판에 내건 수백개의 반 유럽연합(EU) 포스터가 야당 활동가들의 '문구 바꾸기'와 낙서 등으로 훼손됐다고 AFP통신이 26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EU의 난민 정책을 비판해온 헝가리는 최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가 웃고 있는 포스터를 곳곳에 내걸었습니다.

이 포스터에는 "당신들도 브뤼셀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열린사회재단 등을 통해 헝가리 시민단체를 지원해온 헝가리계 미국인 소로스는 헝가리 정부에 '위험인물'로 낙인이 찍혀 사실상 헝가리 내에서 활동이 금지돼 있습니다.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인 '모멘텀'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현실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캠페인의 첫 단계로 포스터에 적힌 '거짓말'을 가리고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멘텀' 소속 활동가들은 "헝가리인들은 4천명의 교사와 400명의 의사가 부족한 현실을 알 권리가 있다" 등의 내용이 적힌 스티커를 원래 문구 위에 붙이며 교육·의료 문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모멘텀'은 "헝가리의 가장 큰 위험은 EU나 소로스가 아니다. 부패와 낮은 임금, 노동력 부족, 해외 이민이다"라며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에서 가장 부자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헝가리 야당은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가족과 측근들이 그의 재임 기간에 기업 인수 합병 등을 통해 부를 쌓고 있다며 부패 의혹을 제기해왔습니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주 헝가리 정부의 반EU 캠페인이 신문, 방송 등을 통해서도 전개되자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헝가리 여당 피데스를 위한 자리는 없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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