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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 성학대 피해단체 "교황청 미성년보호회의, 기대 미달"

입력 : 2019.02.26 03:55|수정 : 2019.02.26 03:55


성직자들이 저지른 성 학대 피해자 단체가 24일(이하 현지시간)까지 나흘동안 교황청에서 진행된 미성년자 보호회의의 결과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체 개선안을 발표했습니다.

사제들에 의한 성 학대 피해자들을 돕고, 이 문제의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제단체인 성직자학대종식(ECA)은 25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회의를 통해) 신뢰성, 책임감,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약속에 미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CA 관계자들은 "이런 요소들은 사제들에 의한 성 학대 피해자들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이들이 누려야 할 덕목이지만, 우리에겐 이들 중 어느 하나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단체는 그러면서 교회 내부의 아동 성 학대에 맞서 싸우기 위한 지침 성격의 21개의 조항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교황이 이번 회의의 첫날 발표한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21항의 지침을 꼬집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들이 공개한 21개의 조항에는 성 학대를 저지른 사제와 그들의 악행을 은폐한 주교들의 사제직에서 면직, 성 범죄를 저지른 성직자들에 대한 정보를 담은 전 세계 차원의 명부 작성, 피해자들에 대한 교회의 보상, 피해자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무제한적인 치료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단체는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서도 아르헨티나 출신의 구스타보 산케타 주교의 성 추문 의혹 은폐에 연루됐을 가능성 등과 관련한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등 투명한 대처를 촉구했습니다.

한편, 미국, 칠레, 독일 등 세계 곳곳에서 가톨릭교회 성직자가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학대했던 행위가 잇따라 드러나며 가톨릭의 신뢰성이 크게 흔들리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책 마련을 위해 세계 114개국 주교회의 의장과 가톨릭 수도회 대표, 교황청 미성년 전문가 등 약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교황청은 나흘 간의 회의를 통해 교회가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신뢰성, 책임감, 투명성을 가지고 대응하는 것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교황이 직접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21항의 지침을 발표하는 등 오랫동안 교회를 좀먹어온 성직자에 의한 미성년 성 학대 문제를 풀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하지만, 교황이 폐막 연설에서 미성년자 성 학대 엄단 의지를 거듭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단체들을 중심으로 이번 회의가 구체적인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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