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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제 협상팀 '순차 출발' 관측…북미 실무회담 '2단계' 가능성

박찬근 기자

입력 : 2019.02.19 09:22|수정 : 2019.02.19 09:22


오는 27일에서 28일에 걸쳐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금주 중으로 예상돼온 의제조율 협상이 2단계에 걸쳐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워싱턴 외교가 등에 따르면 미국 측 의제 실무협상팀 가운데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 등이 그제(17일) 1차로 미국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실무협상 미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는 내일쯤 출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웡 부차관보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비건 특별대표의 '평양 담판' 당시 함께 방북한 바 있습니다.

워싱턴 외교가 안팎에서는 이르면 오늘쯤 보다 낮은 단계의 실무급 협상에서 1차로 의제를 사전조율한 뒤 이번주 후반 비건 대북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간 실무회담이 순차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비건 특별대표가 내일쯤 워싱턴DC를 떠난다고 하면 '비건-김혁철 라인'은 일정상 빠르면 오는 22일쯤 가동될 수 있습니다.

웡 차관보의 협상 파트너로는 의전 협상 등을 위해 지난 16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일행에 포함돼 취재진에 포착된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일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달 17일부터 19일까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혁철 특별대표와 함께 워싱턴DC를 찾은 바 있습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가 의전 등 로지스틱스와 의제로 나뉘어 투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의제 협상이 '낮은 급의 실무 조율→ 특별대표 간 회담'으로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흐름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웡 차관보 대신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보좌관이 나설 가능성을 내다보기도 합니다.

앞서 김창선 부장의 협상 파트너로 알려진 대니얼 월시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지난 15일 하노이에 도착하는 등 북미 양측의 의전 협상팀은 이미 지난 주말 여장을 풀고 숙소 및 경호 준비상황 등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한 외교가 인사는 "현재 회담 준비를 하는 팀이 일원화된 게 아니라 동시에 여러 급에서 돌아가고 있는 만큼, 의제와 관련해 밑에서 어느 정도 조율해서 특별대표 간 회담으로 올라가는 수순이 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외교소식통은 "톱다운 협상 방식과 시간 부족 등을 감안할 때 최대한 실무회담에서 논의할 의제의 범위와 입장을 정한 뒤 최종적인 '딜'에 대한 결론은 두 정상의 직접 담판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며 합의 수준과 관련해 "'스몰딜'과 '빅딜' 사이의 어느 지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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