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부진과 교역 감소, 미중 무역 전쟁 등 글로벌 경기의 발목을 잡는 악재들이 늘고 경기 부진이 예상되면서 세계 중앙은행들이 긴축기조에 급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서 돌아설 방침을 시사한 데 이어 인도 중앙은행은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영국·호주 중앙은행도 경기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몰려올 먹구름에 대비할 방침을 세웠습니다.
2015년 말 긴축에 시동을 걸었던 미국 연준은 3년여 만에 '점진적 추가 금리 인상' 문구를 아예 빼버렸습니다.
블룸버그가 지난 1∼6일 경제전문가 79명을 조사한 결과 연준의 올해 기준 인상 횟수는 1차례로 전망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3차례 인상 전망이 우세했다가 연말 2차례 예상으로 급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더 줄어든 것입니다.
인도에서는 지난 7일 중앙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6.25%로 0.25%포인트 내렸습니다.
브렉시트 소용돌이에 빠져 있는 영국의 영란은행도 같은 날 기준금리를 0.75%에 동결했습니다.
영국은 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0.5%포인트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
호주중앙은행은 올해 호주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로 하향 조정했으며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올해 6월까지 1.25%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필립 로 총재는 금리 인하 또는 인상 가능성이 "더 균등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긴축에 쏠리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동남아에서도 지난 7일 필리핀 중앙은행이 2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4.75%에 동결하면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 태국 중앙은행은 그보다 하루 전 금리를 1.75%에 묶어두면서 "다가올 시기에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계속 적합하다"며 완화적 목소리에 힘을 실었습니다.
중남미에서도 브라질 중앙은행이 지난 6일 기준금리를 6.5%로 동결한 데 이어 금리 인하에는 재정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했고, 멕시코 중앙은행도 페소화 약세와 무역 리스크를 언급하고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제로 금리 정책이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일본은 20년 전인 1999년 2월 제로금리를 채택해 중앙은행 통화정책을 전인미답의 영역으로 끌고 갔습니다.
이후 한동안 제로금리를 벗어났을 때도 있었지만, 2016년부터는 아예 마이너스 금리로 접어들어 아직도 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