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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국왕 누나, 사상 첫 총리 도전…국왕 "부적절하고 위헌적"

송인호 기자

입력 : 2019.02.09 02:30|수정 : 2019.02.09 02:30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의 손위 누이인 67살 우본랏 라차깐야 공주가 3·24 총선에서 '탁신계 정당'의 후보로 총리직 도전에 나섭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도 친 군부 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의 총리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했습니다.

태국 국민의 절대지지를 받는 왕실의 공주가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정당의 총리 후보로 나서면서, 군부 정권 수장인 쁘라윳 총리의 재집권 가능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군부 정권과 '탁신계' 정당 간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이 예상되던 태국 총선 구도도 소용돌이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신과 방콕포스트 보도를 보면 우본랏 공주는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전 총리 지지 세력인 푸어타이당의 '자매정당'인 타이락사차트당의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됐습니다.

타이락사차트 당은 성명을 통해 "우본랏 공주가 당의 초청을 수용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공주는 국민이 겪는 곤경을 잘 알고 있으며 총리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할 때라고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본랏 공주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함께 걸어갈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우본랏 공주의 총리직 도전은 현실 정치에는 참여하지 않아 온 왕실의 오랜 전통을 깨는 것으로, 왕실 직계 구성원이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태국은 1932년 절대왕정을 끝내고 입헌군주제로 전환했지만, 태국 국왕과 왕실의 권위는 다른 나라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습니다.

이와 관련, AFP 통신은 우본랏 공주의 총리 후보 출마는 재집권을 노리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구상에 타격을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진=더 네이션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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