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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비밀' 열쇠, 혈구에서 찾았다

김정기 기자

입력 : 2019.02.08 17:15|수정 : 2019.02.08 17:20


인간의 혈구엔 이식해도 변하지 않는 '고유의 시계' 같은 것이 있다고 미국의 한 대학연구팀이 보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 시계는 인간의 노화를 제어하고 혈액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이라면 인류의 꿈인 획기적 '노화 억제'에 한 걸음 다가선 것일 수 있습니다.

보도자료 전문매체 '유레칼러트에 따르면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의대의 부교수이자 세포생물학자인 마쓰야마 시게미 박사 팀이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학술지 '에이징 셀(Aging Cell)' 에 발표했습니다.

혈구란 혈액 속에 떠다니는 세포로 적혈구·백혈구·혈소판 세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사람의 혈액 1㎣엔 적혈구가 450만개(여성) 내지 500만 개, 백혈구가 6천~8천 개, 혈소판이 25만~35만 개 있습니다.

연구팀은 연령 격차가 큰 '기증자-수용자(donor-recipient )' 조합을 염두에 두고 백혈병 환자에게 이식된 건강한 기증자의 혈구에서 '세포 나이(cellular age)'를 측정했습니다.

그랬더니 젊은 기증자의 혈구는 나이 든 사람에게 이식해도 원래 나이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역으로 성인 기증자의 혈구를 어린아이에게 이식해도 결과는 같습니다.

기증자 혈구의 이런 내재적 나이는 이식 후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마쓰야마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이른바 '젊음의 샘(fountain of youth)'에 관한 것"이라면서 "혈구가 인간 노화의 마스터 시계(master clock of human aging)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혈구는 세포 나이를 측정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DNA 메틸화의 후생적 패턴(epigenetic patterns)을 유지했습니다.

이식된 혈구의 DNA 메틸화 나이가 수용자 혈액에 여러 해 노출된 후에도 기증자의 원래 나이와 같았다는 것입니다.

혈구 기증자와 수용자의 나이 차이가 최대 49세까지 났는데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쓰야마 박사는 "혈구가 나이를 기록하는 계시원 같은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DNA 메틸화란 CpG 염기서열 중 주로 시토신(cytosine) 염기에 일어나는 메틸기 공유결합 변형을 말하는데, 메틸화 정도가 높을수록 전사 억제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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