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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시험 고사장에서 집단 부정행위…정답 공유

홍순준 기자

입력 : 2019.01.30 09:14|수정 : 2019.01.30 17:16


부산 한 대학에서 치러진 한자자격시험에서 조직적으로 부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습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시험장 부정행위를 묵인한 혐의로 한 한자자격시험 주최 측 관리 책임자 A씨와 부감독관 B씨, 정감독관 C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또 이들의 묵인하에 한자자격시험 고사장에서 다양한 수법으로 부정행위를 한 혐의로 부산 모 대학 학생 61명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교수 B씨는 지난해 11월 24일 오후 3시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한 전문대학에서 치러진 한자자격시험 고사장에 감독관으로 들어가 "정 감독관과 자리를 비켜주겠다. 요령껏 시험을 잘 봐라"고 말한 뒤 C씨와 함께 고사장을 이탈했습니다.

감독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 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3∼4개 그룹으로 나눠 휴대전화 포털사이트 한자 사전 검색으로 문제를 풀어 즉석에서 답안을 공유했습니다.

친한 사람들끼리 답안지를 돌려보기도 했고, 답안지를 휴대전화로 찍어 전달하거나 SNS 단체 대화방에 답안을 올려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은 한자 자격이 있으면 군 부사관 시험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시험관리 책임자 A씨는 '학교 관계자를 감독관으로 채용하면 안 된다'는 규정을 어기고 해당 대학교수인 B씨를 감독관으로 위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는 그러나 시험장에서 이런 부정행위가 있었는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해당 한자자격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시작해 시험장 CCTV 화면을 분석해 감독관들이 시험장을 이탈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응시생들 휴대전화 데이터를 복구해 SNS 단체 대화방 등으로 답안지를 공유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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