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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어제(15일) 손혜원 의원의 가족과 또 측근들이 전남 목포의 문화재 거리 안에 있는 건물 아홉 채를 사들였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저희 취재가 시작된 이후 손혜원 의원의 남동생이 저희 취재팀에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손혜원 의원이 조카 그러니까 자기 아들에게 건물을 사라고 1억 원을 증여했다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가족들은 목포에 가본 적도 없고 그 창성장이라는 건물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또 거기서 번 돈을 누가 가져가는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손혜원 의원은 돈을 주면서 건물을 사라고 했다는데 정작 그 건물 주인인 손 의원의 조카 그리고 그 아버지는 자기 게 아니라고 하는 겁니다. 차명 거래, 차명 구매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SBS 탐사보도 끝까지 판다 먼저 이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목포 창성장과 그 앞 건물의 주인은 각각 2017년 6월과 9월 20대 세 명으로 바뀝니다.
주인 가운데 한 명은 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조카입니다.
조카 손 씨는 명의만 빌려줬다고 말합니다.
[손 모 씨/창성장 공동 소유자 : 그걸 산 게 제가 산 것도 아니고 그냥 집안에서 이유가 있어서 샀겠죠. (명의만 빌려주신 거예요?) 네. (그러면 어머니가 사신 겁니까?) 그런 것까지 제가 일일이 말씀드려야 하나요?]
자신이 사지 않았다고 여러 번 말했습니다.
[손 모 씨/창성장 공동 소유자 : 제가 했겠어요? 그걸.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집안일이다 보니까 그게 사진 거예요.]
손 씨의 아버지이자 손혜원 의원의 남동생은 어제(15일) 끝까지 판다 팀에 전화를 걸어 건물 매입 경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우선 목포 건물 매입은 자신들의 의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가족 모두 목포에는 가 본 적도 없고 게스트하우스인 것은 나중에야 들었다는 겁니다.
매입 시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건물 두 채 매입 시점인 2017년 6월과 9월에 건물 명의자인 아들, 즉 손 의원의 조카는 군 복무 중이었습니다.
손 의원의 남동생은 또 창성장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수익은 누구에게 가는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창성장을 매입한 세 명의 청년이 운영할 것이라고 언급했던 손 의원의 주장과는 다른 대목입니다.
그럼 계약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손 씨는 아내가 손혜원 의원 측에 아들의 인감도장을 넘겨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손 의원 남편이 대표로 있는 매장에서 일한 적이 있어서 아내가 손 의원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다음, 건물 매입자금 문제입니다.
두 건물을 매매하던 시점에 손 의원이 아들 계좌로 각각 3천만 원과 4천2백만 원을 보내왔다고 말했습니다.
세 명의 명의자가 창성장은 9천만 원, 또 다른 건물은 1억 2천6백만 원에 매입하는데 정확히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 통장에 입금됐다는 겁니다.
손 의원의 남동생은 목포에 가 본 적도 없어 자신들이 건물가격을 알 수 없었던 만큼 손 의원이 건물 계약에 직접 관여한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손 의원은 현금 증여 형식으로 돈을 건네며 증여세도 함께 보냈다고 남동생이 전했습니다.
손 의원의 남동생은 아들 명의의 건물이 생기면서 아들이 훗날 주택 청약 자격에서 불리해질지 모른다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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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판다②] '박물관 부지' 먼 곳에 또 있다…건물 1채 추가 확인
저희는 목포 문화재 거리 안에 손혜원 의원의 가족, 또 측근이 산 건물이 더 있는지 일대를 계속 확인하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어제(15일) 말씀드렸던 아홉 채 말고 손혜원 의원 남편의 재단 명의로 돼 있는 건물이 한 채가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계속해서 강청완 기자입니다.
<기자>
목포 창성장과 약 50m 떨어진 곳에 있는 2층짜리 흰색 건물입니다.
2017년 12월 주인이 바뀝니다.
주변 거리가 문화재로 지정되기 8개월 전입니다.
새 주인은 손혜원 의원 남편이 대표로 있는 문화재단입니다.
손 의원은 앞서 SBS와의 인터뷰에서 남편 명의의 문화재단은 사실상 자신이 만든 재단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손혜원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여당 간사 (지난 14일 인터뷰) : 사실은 국회 들어오기 훨씬 전에 문화재단 하나를 만들었어요. 남편이 재단 이사장이고 저는 뭐 지금 아무런 직책은 없고.]
손 의원은 오늘(16일) 언론 인터뷰와 해명 자료를 통해 박물관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건물을 사들였고 추가로 사들일 계획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건물은 박물관 용도로 샀다는 문화재단 소유의 건물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넓이도 1, 2층 다 합쳐 18㎡, 박물관 부지로 쓰기에 턱없이 좁습니다.
[손혜원 의원/오늘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 제가 박물관을 하려고 재단에서 여기 부지를 계속 조그마한 것들을, 옆에 있는 것들을 제가 사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고요.]
손 의원의 가족이나 측근이 사들인 목포 건물은 열 채로 늘었고 손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 손 의원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사들인 건물이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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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판다③] "문화재 지정되면 건물값 안 올라"…손혜원 주장 살펴보니
그럼 손혜원 의원의 가족과 측근들이 무더기로 건물을 산 목포 구도심 일대가 어떻게 문화재로 지정됐는지 그 과정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1월 문화재청이 공모를 시작했는데 제주와 부산을 포함해서 전국 11개 시도가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서류심사에서만 7군데가 떨어졌고 최종 심사에서 한 곳이 탈락해 최종적으로 목포와 군산, 영주 이렇게 3곳이 선정됐습니다. 손혜원 의원은 문화재로 선정되면 그 지역의 건물값도 오르지 않고 개발도 되지 않아서 지역에서 오히려 꺼려한다고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손 의원 말이 맞다면 왜 이렇게 지자체들이 경쟁을 벌인 것인지 저희는 지금부터 어제(15일)오늘 손혜원 의원이 해명하고 또 주장한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손혜원 의원은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되면 오히려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이런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목포 옛 도심 거리에 지정된 것은 등록문화재입니다.
이 제도는 근대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2001년 도입됐는데 기존의 지정 문화재와는 달리 사고팔거나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부 보조금도 나옵니다.
특히 이번에는 국내 처음으로 거리가 통째로 등록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 함께 있기 때문에 근대 건축 관광 지구가 새로 생기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근대문화재 전문가 : 박물관도 짓고 일본 가옥도 잘 복원하고 소위 관광지처럼 유명해지면… 사람들이 몰려오면 자연스럽게 임대료 올리고 (하죠.) 지자체 입장에선 그런 걸 바라기도 하고….]
선정되기 위해 경합이 치열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거리 말고도 건물 열 다섯 채는 별도로 문화재로 또 지정됐는데 손 의원 보좌관의 남편이 산 건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손혜원 의원 : (보좌관 남편 집은 문화재로 지정이 됐더라고요?) 그거는 문화재로 지정을 하고도 남는 집이죠.]
하지만 오늘(16일) 다른 언론사와 인터뷰에서는 가족이나 측근들이 산 건물 중에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뒤집었습니다.
[손혜원 의원 : 제가 관련된 데는 그 집으로 지정된 게 하나도 없습니다.]
끝까지 판다 팀이 다시 확인한 결과 손 의원 보좌관 남편 명의 건물은 등록문화재로 확인됐습니다.
이 건물을 포함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열다섯 채를 보수하는 데 1차 지원금만 24억 원이 책정돼 있습니다.
건물가격 변동도 따져봤습니다.
손 의원은 오늘(16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조카 집 가격이 약간은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손 의원 관련 건물들의 매입 가격은 3.3㎡당 100만 원에서 4백만 원입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사이트에 확인한 결과 주변 건물이 최근 3.3㎡당 75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옵니다.
[목포 부동산 업자 : 소문 이미 다 났고 지금 거기 찾는 사람들도 있긴 하는데 별로 나온 게 없어요. 이미 지금은 이제 가격이 이미 더 올라 가지고.]
손 의원은 실제로 되팔지 않았기 때문에 차익을 얻은 것은 없다고 주장했으나 목포 구도심 개발이 확정되면서 시세가 올랐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