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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와대의 KT&G 사장 인사 개입 의혹, 적자 국채 발행 압박 의혹을 제기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어제(3일) 극단적 선택을 예고한 뒤 사라졌다가 4시간 만에 무사히 발견됐습니다. 신 전 사무관은 그사이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폭로를 했다며 폭로는 그래도 잘한 것 이란 내용의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정동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그제 밤 10시 반, 목도리를 맨 한 남성이 서울 대학동 원룸 골목으로 들어옵니다.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비슷한 옷차림의 남성이 원룸에서 2.4km 떨어진 곳에 있는 한 모텔로 들어갑니다.
그제 밤사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행적으로 추정되는 CCTV 화면입니다.
이후 신 전 사무관은 지인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긴 뒤 잠적했습니다.
지인의 신고로 소재 파악에 나선 경찰은 신 전 사무관 모교, 고려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토대로 추적에 나섰습니다.
게시물 아이피를 확인한 경찰은 신고 접수 4시간 만인 어제 낮 12시 40분쯤 해당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찾아내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발견 당시 신 전 사무관은 목 부위에 찰과상을 입고 있었지만 의식이 또렷했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관악소방서 관계자 : 경찰하고 같이 (방에서) 걸어 나왔으니까, 다 명료했던 거죠.]
신 전 사무관이 고려대 커뮤니티에 올린 걸로 파악된 글에는 '부모님께 죄송하다', '그래도 잘한 것 같다'면서 공직을 그만두고 KT&G 사장 교체 시도 등 폭로에 나선 건 일을 하면서 느꼈던 부채의식 때문이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하는 문화, 비상식적 정책 결정을 하지 않고 그 과정을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적 발판을 마련하거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 폭로에 나섰다는 의혹 제기를 의식한 듯, 제1 야당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밝히거나 정치를 하고 싶지 않다고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