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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외무 "미국, 반체제 인사 귈렌 터키로 송환 추진"

입력 : 2018.12.17 03:43|수정 : 2018.12.17 03:43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미국 정부가 터키의 재미 반체제 인사 펫훌라르 귈렌과 그의 추종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6일(현지시간) 주장했습니다.

그는 "아르헨티나(주요 20국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귈렌의 송환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터키 정부는 귈렌이 2016년 실패한 쿠데타의 배후라며 그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이기도 한 귈렌을 인도해달라고 미국에 거듭 요청했습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났을 때도 귈렌과 추종자 80명을 터키로 송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터키 내에서는 귈렌을 지지한다거나 그의 사주를 받았다는 이유로 공무원, 군인, 언론인 등이 체포되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NBC 방송은 지난달 미국 정부가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으로 터키의 압박을 받게 된 사우디를 방어하려고 터키 정부의 핵심 요구 중 하나인 귈렌 송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습니다.

1999년 도미한 귈렌은 터키 내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는 이슬람 학자이자 사회 운동가입니다. 세계 여러 곳에 그를 지지하는 학교, 기업, 비영리 기구가 운영됩니다.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 차우쇼을루 장관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하는 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는 유럽의 여러 나라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모두 (살해 현장의) 녹음을 들었으며 더 많은 정보를 확보했을 것이다"라며 "그들이 이제 (사우디를 압박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카슈끄지 살해와 관련된 녹음테이프를 에르도안 대통령과 함께 들었고 사우디에서 온 수사 전문가들도 역시 청취했다"며 "그 녹음 속 남자는 신체를 토막 내는 일을 즐기는 역겨운 자였다"고 말했습니다.

차우쇼을루 장관의 이런 다소 자극적인 발언은 사건 발발 3개월째 접어들면서 대중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는 카슈끄지 사건의 불씨를 살려 미국과 사우디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도하 포럼에 참석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16일 "유엔은 언론 보도 수준으로 카슈끄지 사건을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믿을만한 수사가 반드시 이뤄져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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