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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부인 운전기사 "드루킹이 준 게 돈일 수도 있겠다 짐작"

권태훈 기자

입력 : 2018.12.11 18:51|수정 : 2018.12.11 18:51


▲ 재판 참석하는 드루킹

'드루킹' 김동원씨가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 제공한 불법 정치자금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이 법정에서 "돈이라고 짐작은 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고 증언했습니다.

경공모 회원으로 노 전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 역할을 했던 장모씨는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속행 공판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드루킹 김씨가 20대 총선 직전이던 2016년 3월 노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가운데 3천만원은 김씨가 노 전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이던 장씨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특검은 파악했습니다.

장씨는 당시 상황을 두고 "회원들에게 강의비 명목으로 걷은 돈을 혹시라도 전달하려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그러나 열어보지 않고 전달해 달라고 해서 (그대로 했기에) 100% 아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시 김씨에게 "느릅차를 (노 전 의원의 부인에게) 전달해달라"고 들었고, 실제로 노 의원의 부인을 집에 데려다주면서 느릅차라며 전해 줬다고 했습니다.

장씨는 이후 경공모 회원과의 채팅에서 "노 전 의원 부인에게 남편한테 느릅차의 전달 여부를 물으니 '운전하는 사람이 신경 많이 쓰는 것 같다고 하니 (노 전 의원이) 웃더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대답을 두고 다른 회원이 "모자라나 보군요"라 말하자 장씨는 "서울보다 여기가 스케일이 커서 더 많이 든다"고 답했습니다.

이 채팅방 대화에서 '서울', '스케일' 등을 운운한 이유에 대해 장씨는 "오해할 여지가 있는 내용 같다. 하지만 평소 캠프에서 후원금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생각 없이 한 대답이었다"고 이날 법정에서 진술했습니다.

장씨는 당시 자신이 전달한 것이 돈일 수도 있다고 짐작은 했지만, 확실한 것은 모른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한편 드루킹 김씨 측은 이날도 노 전 의원의 사망에 의문을 제기하며 유서의 증거능력을 다투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김씨 역시 피고인 신문에서 "노 전 의원이 자살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2013년부터 만나서 성격을 아는데, 야망 있고 강단 있는 분이라 그런 일로 자살할 사람이 아니다. 법정에서 투쟁해 진실을 밝혀낼 분이라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혹시 납치돼 고문당하면서 유서를 작성한 것 아닌가 생각도 했다"며 "그런데 워낙 영리한 분이니 죽음의 진실을 밝혀달라며 4천만원을 받았다고 유서에 바꿔서 쓴 것 아닌가 생각도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 밖에도 김씨는 "허익범 특검이 단독 면담에서 노 전 의원이 5천만원을 받은 부분을 진술해 희생해달라고 했고, 이후 재판에 가면 진술을 번복하든 수습할 수 있다고 생각해 허위진술을 했다"며 특검의 회유가 있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재판부에서는 김씨 측의 변호인이 증거로 제출한 시민들의 자체 현장검증 동영상은 변호인 의견으로 받아들이고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검에서는 "변사사건 기록에 경찰이 심층적으로 (사망자 신원을) 확인한 것이 있다"며 노 전 의원의 사망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날 특검은 김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정치자금 전달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도모 변호사 등 일당들에게는 징역 6개월∼1년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의 다른 사건까지 심리가 마무리되면 함께 선고할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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