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연인살해 사건 4일 첫 공판…"계획적 vs 우발적" 공방 예상

상견례를 앞두고 연인을 목 졸라 살해한 후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이른바 '춘천 연인살해 사건'의 첫 재판이 오는 4일 춘천지법에서 열린다.

"딸의 살해범을 엄벌해 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 20만 명이 넘게 참여한 이 사건은 A씨의 '우발적이냐, 계획적 범행이냐'를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춘천지법 형사 2부(박이규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7)씨의 첫 재판을 오는 4일 연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 28분쯤 춘천시 자신의 집에서 여자친구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인을 살해하고 잔혹하게 시신까지 훼손한 A씨는 사건 직후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해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반면 피해자 유족은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잔인무도한 범행으로 계획적인 살인"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로부터 이 사건을 건네받은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 증거와 A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한 결과 단순 우발적 범행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A씨가 사전에 치밀한 계획하에 주도면밀한 범행을 했다는 명확한 정황은 찾지 못했지만, 의도적 범행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살인의 고의뿐만 아니라 재범 위험도 있어 A씨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부착 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우발적 또는 계획적' 범행을 둘러싼 치열한 법리 공방의 결과는 A씨의 양형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재판에 앞서 법원은 A씨에게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할지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나, A씨는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일반 형사 사건 절차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딸을 잃은 피해자 유가족은 지난달 31일 피의자 얼굴과 신상정보 공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유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잔인하고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살인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한다면 저같이 피눈물 흘리는 엄마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살인마는 사회와 영원히 격리되도록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종료된 이 청원에는 답변 요건인 20만 명을 넘어선 21만1천766명이 참여·동의했다.

(연합뉴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