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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급식 다 먹여야 유능한 교사?…아이들은 '급식 공포증'

성회용 기자

입력 : 2018.12.03 12:38|수정 : 2018.12.0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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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등학생 가운데 급식 공포증을 느끼는 학생들이 늘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학생들 급식과 관련한 고충을 지원하는 시민단체에는 다양한 불만 사례가 모이고 있습니다.

특히 교사들이 억지로 급식을 다 먹도록 하는 데 대한 학부모들 상담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야마구치 겐타/급식 시민단체 대표 : 급식을 다 못 먹는 아이들이 학교에 남겨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급식 때문에 학교 가기 싫다는 상담이 많습니다.]

일본 전문가들은 어린아이들에게 급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이는 게 유능한 교사라는 인식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코사카 시게히로/전직 교원 : 선배 교사가 아이들 식기를 보고 남기면 지도력 부족이라면서 부담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는 '급식 갑질'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급식 공포를 느끼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시민단체를 만든 대표부터 학생 때 급식을 강요받은 경험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할당량처럼 아침은 쌀 2홉, 저녁은 3홉이라는 양을 먹어야 하는…]

시즈오카현에서는 급식 때 억지로 싫어하는 우유를 먹은 아동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급식을 남기지 않는 문화는 과거 군사문화에서 비롯됐다는 게 일본에서도 정설입니다.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어린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급식을 하기 위한 방안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도쿄 시내 한 초등학교는 배식을 받은 아이들이 자기가 먹기 싫거나 부담되는 양을 스스로 반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카하타/담임교사 영양사 : 선생님이 고생해서 만든 거라 다 먹으면 좋겠지만 못 먹는 부분은 덜어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많이 먹어야 건강하다는 인식보다는 체질과 개인 기호를 존중해야 된다는 목소리들이 일본의 급식 문화를 바꿀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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