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증산, 감산 갈팡질팡' 사우디, 이번달 산유량 사상 최대

입력 : 2018.11.27 03:53|수정 : 2018.11.27 03:53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번 달 산유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에너지 업계 소식통을 인용, 사우디가 이번 달 하루 평균 1천110만∼1천1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산유량보다 하루 평균 50만 배럴, 올해 초와 비교하면 100만 배럴 정도 많습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번 달 사우디의 산유량이 하루 평균 1천120만 배럴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아직 11월이 다 끝나지 않았으나 이런 추세라면 이달 산유량은 사상 최대치가 될 전망입니다.

사우디는 최근 산유량을 두고 혼선을 빚으며 시장에 복잡한 신호를 보냈습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옛 석유부) 장관은 지난달 15일 '시장의 충격 흡수자'를 자처하며 증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간 선거와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복원을 앞두고 유가 상승을 억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우디를 위시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증산하라고 거듭 압박했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중간 선거에서 득표에 악영향을 주는 데다 대이란 제재에 대한 역풍이 불게 되는 탓입니다.

유가 상승을 막기 위해 대이란 제재로 감소하는 이란산 원유 공급을 사우디가 원유를 추가로 생산해 대체하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었습니다.

사우디는 이런 미국의 압박에 다소 불만을 표시했으나 지난달 2일 사우디 왕실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몰리면서 미국의 지지가 필요하게 되자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 증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알팔리 장관은 그러나 이달 11일엔 공급 초과를 이유로 12월부터 하루에 50만 배럴 감산하겠다고 입장을 틀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사우디는 일단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11월 한 달 산유량을 끌어올렸기 때문에 12월에 감산해도 10월 수준의 산유량을 유지하게 되는 셈입니다.

사우디는 이달 5일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으로 감소한 이란산 원유 수출을 메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유가 상승'이라는 제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고 사상 최대치까지 산유량을 늘린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유가가 떨어져 굉장히 좋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사우디,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향후 산유량은 30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입니다.

OPEC의 주도국으로서 산유량 조절로 국제 유가를 좌우해 온 사우디는 증산을 요구하는 미국,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과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습니다.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