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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부진의 늪…3분기 일반 기계 수입물량 금융위기 후 최대 감소

김혜민 기자

입력 : 2018.11.24 09:37|수정 : 2018.11.24 09:37


설비투자 가늠자로 볼 수 있는 일반 기계 수입물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기업들이 투자에 몸을 사리며 경기 하강 신호가 점차 뚜렷해지는 모양새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일반 기계 수입물량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4% 줄었습니다.

수입물량 감소 폭이 이렇게 커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분기(-29.0%) 이후 9년 3개월 만입니다.

일반 기계에는 내연기관, 산업용 운반기계, 사무용 기기 등은 물론 금속가공용 기계,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까지 포함됩니다.

일반 기계 수입물량은 설비투자 동향을 보여주는 한편 앞으로 산업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 성격도 띕니다.

수입물량이 늘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활발하고 앞으로 산업생산이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한국 경제가 3% 성장을 할 때만 해도 설비투자가 대폭 늘었고 일반 기계 수입물량도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일반 기계 수입물량 증가율은 작년 1분기 38.5%에서 2분기 52.2%로 뛰며 2003년 1분기(54.4%)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기계 수입물량 증가율은 작년 2분기를 정점으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나마 올해 1분기(15.3%)까진 두 자릿수 증가율을 찍었으나 2분기(-7.3%)에 2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하더니 3분기 들어 역성장 폭이 더 커졌습니다.

10월 들어서는 4.8% 증가하긴 했지만 지난해 장기 추석 연휴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체 수입물량이 14.5% 늘어난 데 견주면 적은 수준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몸을 사리고 앞으로 산업생산이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설비투자 증가율은 2분기 -3.0%, 3분기 -7.7%로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광공업 생산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2분기 0.7%에서 3분기 -1.7%로 고꾸라졌습니다.

일반 기계 수입물량을 세부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38.9% 감소해 마이너스 폭이 두드러졌습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물량 감소 폭은 2016년 1분기(-40.3%) 이후 가장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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