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프랑스 당국자 "르노-닛산 힘의 균형 유지돼야"…닛산에 경고음

입력 : 2018.11.23 03:04|수정 : 2018.11.23 03:04


일본 닛산(日産)자동차가 카를로스 곤(64) 회장을 해임한 것과 관련, 프랑스 정부 고위당국자가 르노와 닛산 기업연합의 현재의 힘의 균형에 변화를 도모할 때가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프랑스의 르노와 일본의 닛산, 미쓰비시의 3사 연합구조를 고안하고 이의 기둥 역할을 해온 곤 회장의 해임으로 경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일본과 프랑스 간의 대결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닛산 측에 대한 경고음으로 해석됩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 당국자는 22일(현지시간) "우리는 지금은 가령 닛산이 르노에 대한 지분참여를 늘리는 등의 소유관계 또는 기업연합의 변경을 시도할 시점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그들(일본 측)도 이런 것이 자신들의 의도는 아니라고 우리에게 밝혔다"면서도 향후에 이런 논의를 할 여지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그는 닛산 내부에서 곤 회장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면서도 "우리는 이 모든 사태와 관련해 음모론이 이는 것을 알지만 그런 의혹은 매우 극단적이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엘리제궁의 이런 반응은 곤 회장의 비위 의혹에 대한 일본 검찰의 수사와 닛산이 경영에서 곤 회장을 배제한 것 등 일련의 사태를 두고 일본 언론에서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에 대한 경고로 보입니다.

성급하게 르노와 닛산의 지배구조를 변경하거나 경영의 주도권을 쥐려는 쟁탈전이 일어날 경우 르노의 최대주주인 프랑스 정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닛산 측은 곤 회장의 체포와 관련, "3사의 파트너십에 어떤 영향을 주는 성격의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일본 언론에서는 닛산 내부에서 르노가 인사와 경영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컸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르노그룹의 최대주주는 지분 15.01%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입니다.

르노는 닛산의 주식 43.4%를 보유하고 있으며, 닛산은 르노의 주식 15%를, 미쓰비시자동차의 주식 34%를 각각 보유하며 3사가 복잡한 교차지분 소유로 긴밀하게 얽혀 있습니다.

이번 곤 회장의 체포 및 회장직 해임 사태의 배경에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닛산의 절반인 르노에 회사가 먹히는 것 아니냐는 닛산 측 경영진의 팽배한 위기의식이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과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20일 곤 회장 체포사태와 관련해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프랑스와 일본 산업협력의 가장 위대한 상징 중의 하나인 르노와 닛산의 동맹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닛산이 곤 회장을 해임한 것과 달리 르노는 지난 20일 긴급 이사회에서 티에리 볼로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임시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면서도, 곤의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직을 유지했습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