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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원세훈 재판 주심' 민일영 전 대법관 9일 참고인 조사

안상우 기자

입력 : 2018.11.15 09:40|수정 : 2018.11.15 09:40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민일영 전 대법관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9일 민 전 대법관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 7일 검찰 조사를 받은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 이은 두 번째 전직 대법관 조삽니다.

민 전 대법관은 지난 2015년 9월 대법관직에서 물러난 뒤 바로 사법연수원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겨 지난 7월까지 교수로 일했습니다.

검찰은 민 전 대법관을 상대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의 대선개입 사건 상고심과 관련해 재판 진행 과정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민 전 대법관은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의 상고심 주심을 맡았습니다.

앞서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 선고 관련 각계 동향'이라는 제목의 2015년 2월 행정처 문건에는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이 원 전 국정원장 항소심 선고와 관련해 상고심 재판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해줄 것을 희망한다는 등의 동향이 기재됐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 상고심은 같은 해 4월 10일 주심 대법관 지정 이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5월 8일 전원합의체에 회부됐습니다.

검찰 조사결과, 권순일 대법관이 유해용 당시 선임재판연구관을 통해 신모 재판연구관에게 '쟁점 파일의 증거능력이 부정될 경우 실체 판단을 유보함이 타당'이라는 취지의 유 전 연구관이 작성한 검토 메모를 전달하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신 연구관은 메모 내용과 같은 취지의 추가 검토보고서를 작성한 뒤 이를 대법관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원 전 원장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국 직원들을 동원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 댓글을 남겨 정치와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은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선거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5년 7월 실체 부분 판단은 유보하면서 "선거법 위반의 근거가 된 핵심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습니다.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들이 사용한 '425 지논', '씨큐리티' 이름의 파일과 트위터 활동 계정 등 주요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지가 당시 논란이 됐습니다.

검찰은 전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기소 하면서 당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국정원 댓글 사건 재판의 절차 및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검토하도록 담당 심의관에게 지시한 혐의를 공소사실에 포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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