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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모독 무죄 판결받은 파키스탄 여성 가족, 伊에 도움 요청

입력 : 2018.11.08 03:41|수정 : 2018.11.08 03:41


'신성 모독죄'로 사형 위기에 처했다가 무죄가 선고됐으나 이에 항의하는 현지 보수 이슬람교도들의 요구로 재심을 받을 처지에 놓인 파키스탄 여성의 남편이 이탈리아에 도움을 청하고 나섰다.

이탈리아가톨릭협회(ACS)는 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여성 아시아 비비의 남편이 자신과 가족들이 파키스탄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이탈리아 정부에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비비의 남편은 ACS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영상에서 "목숨이 위험에 처해있다. 물건을 사러 밖으로 나갈 수도 없기 때문에 먹을 것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탈리아 정부에 도움을 호소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비비 남편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해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이 젊은 여성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인도적으로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도움을 줄 것을 약속했다.

이탈리아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비비와 그의 가족의 안전을 위해 다른 나라들과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 신자로 다섯 아이의 엄마인 비비는 이웃 주민들과 언쟁을 하던 중에 이슬람 선지자 모하마드를 모독한 혐의로 2010년 사형선고를 받고 8년간 독방에 수감돼 있었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비비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모든 공소사실에 지난달 31일 무죄를 선고했으나, 이 판결에 격분한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은 "비비를 잡아 죽이라"며 바로 격렬한 항의시위에 나섰다.

파키스탄 정부는 결국 이슬람 강경론자들의 거센 항의에 굴복, 비비 사건을 대법원 재심에 회부하도록 하고, 재심 전까지 비비가 출국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한편, 비비의 남편은 영국과 미국 등 다른 나라에도 가족들의 망명을 허용할 것을 요청했으며, 비비의 무죄 판결을 이끌어낸 변호인은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나머지 네덜란드로 이미 출국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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